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한국에서 키워드 광고를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키워드 광고란 e커머스에 입점한 셀러가 돈을 내면 화면 상단에 상품을 우선 노출해주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소비자가 ‘선크림’이란 단어를 검색하면 지금까지는 판매량, 반품 비율, 상품 후기 등을 감안해 가장 반응이 좋은 선크림을 순위별로 보여줬다면 앞으로는 광고 비용을 많이 낸 업체의 선크림을 우선적으로 제시해준다.
키워드 검색은 쿠팡을 비롯한 국내 e커머스의 주된 수익원이지만 테무는 제한된 시간 안에 쇼핑 미션을 달성하면 대량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에 주력해왔다. 쿠팡 등과 달리 테무가 국내에서 키워드 광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중국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었지만, 한국 시장에서 굳이 돈을 내고 광고할 만한 셀러를 찾기 어려운 것도 있었다. 판매 상품 대부분을 중국 현지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에 공수한 뒤 전 세계에 초저가에 파는 게 사업 모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처음 지역 셀러 모집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 상품을 미국에서 파는 게 아니라 미국 상품을 미국 내에서 판매하는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국가별 셀러가 테무에 입점하면 키워드 광고 수요가 폭발적으로 커진다. 셀러들이 서로 경쟁하며 상품을 상위에 노출하기 위한 마케팅을 벌여서다.
테무의 최대 경쟁 상대인 알리바바그룹이 신세계와 손잡고 대량으로 한국 셀러 확보에 나서면서 테무의 한국 셀러 모집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알리바바는 해외 시장 전용 e커머스인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법인과 신세계 G마켓을 함께 운영하기 위해 조인트벤처(JV)를 세우기로 합의하고, 지난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신고서를 냈다. 공정위가 JV 설립을 허용하면 알리바바그룹은 G마켓 시스템과 연동해 G마켓 내 한국 셀러 약 60만 명의 판매 상품을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이 경우 작년 12월 앱 월간활성이용자(MAU) 기준 국내 2위 e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약 898만 명)와 5위인 G마켓(528만 명)이 판도를 뒤흔들 것으로 유통업계는 예상한다. 알리익스프레스를 바짝 뒤쫓고 있는 3위 테무(812만 명)로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테무는 한국 내 전용 물류센터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 셀러 모집에 나서면 이들을 지원할 물류센터가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가 자주, 많이 구매하는 상품을 한국 내 물류센터에 미리 넣어둬 배송 시간을 단축하려는 목적도 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중국에서 아무리 빨리 배송해도 1주일 이내에 한국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게 쉽지 않다. 테무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시장 규모가 큰 곳을 위주로 현지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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