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회계공시와 세액공제 연계는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도입한 제도다. 2023년부터 시행령을 통해 노조가 정부 회계공시 시스템에 결산 결과를 공시하지 않으면 소속 조합원이 자신이 낸 조합비의 세액공제(15%)를 받지 못하도록 했다. 당시 민노총은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산하 조직 조합원의 불만에 공시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첫해 민노총 산하 노조의 공시율은 94.2%를 기록했는데 지난해에는 83.9%로 낮아졌다. 민노총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독자적으로 회계공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노총 산하 노조의 지난해 공시율은 98.2%로 3.2%포인트 높아졌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고 금속노조가 시행 1년 만에 공시를 거부하자 이번엔 민노총 전체가 뒤따르겠다고 나섰다. 노조 살림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노조 탄압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조합원들의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감춰야 할 사용 내역이 많은 게 아니냐고 의심을 사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안건 상정은 대통령 탄핵 정국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사라진 이른바 ‘양대 지침’을 떠올리게 한다. 현저한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게 한 ‘공정인사’와 ‘취업규칙’ 지침은 박근혜 정부가 어렵게 시작한 노동개혁이었지만 대통령 탄핵에 앞장선 노동계의 요구로 1년8개월 만에 폐기되고 말았다. 민노총은 회계공시도 같은 운명을 맞게 하겠다는 것이다. 벌써 탄핵 전리품을 챙기려는 행태에 말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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