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41만 명→3687만 명(일본) 대 1391만 명→1633만 명(한국).
2014년과 2024년 한국과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을 비교한 수치다. 10년 전만 해도 관광객 수가 비슷했는데 그새 일본 관광객은 세 배 가까이 늘어 2030년 6000만 명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은 10년째 1000만 명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K컬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는데도 한국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731만 명)보다 줄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은 다르다.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가 서울 한 곳에 쏠려 있다. 외국인을 끌어올 매력적인 관광도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방문율은 77.2%(중복 기준)로 압도적이었다. 부산(16.0%), 제주(10.1%) 등과 격차가 크다. 방한 외국인의 재방문율은 2019년 58.3%에서 2024년 54.2%(3분기 기준)로 떨어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은 서울을 한 번 방문하면 다시 올 이유가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고 했다.
지방 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는 교통 인프라 부족이 꼽힌다. 일본은 공항 간 국내선 항공편이 활성화돼 있고, 국적기인 일본항공(JAL)을 타고 입국하면 국내선 항공편을 무료로 제공해 지방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이 인천공항에 입국한 후 부산, 강릉 등에 가려면 국내선이 많은 김포공항까지 가거나 2~3시간 걸려 서울로 이동한 뒤 KTX 또는 버스를 타야 한다. 그마저도 다국어 서비스 등이 미흡해 외국인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다.
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편의 서비스가 미흡하다. 해외에선 구글 맵과 우버, 우버이츠 등을 국가에 상관없이 쓸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선 네이버 지도, 카카오T, 배달의민족 등 내수 특화 앱이 주류다. 국내 전화번호가 없으면 이용이 제한되거나 해외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사례도 많다. 여행업계에서 ‘한국은 정보기술(IT) 갈라파고스’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한국 관광산업 도약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라이 컨설턴트는 “K웨이브 영향으로 한국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많아지고 있다”며 “서울 이외 도시의 접근성과 콘텐츠를 확충하고 K팝, K푸드, K레저 등을 연계한 차별화한 관광 코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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