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나 여당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민생회복지원금 때문에 추
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라면 민생회복지원금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도 “추경 요인이 있을 때 여야정 협의를 통해 추진하자”며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추경 편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가 조금씩 물러서면서 이르면 오는 3월께 ‘벚꽃 추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해 총선 때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은 최근 들어 민생회복지원금을 포함한 최소 2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 대표 업적 쌓기용 추경”이라며 반대하고 있고, 정부도 “민생회복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가 크지 않다”며 부정적이다.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놓고 정부·여당이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 대표가 결국 한발 물러선 것이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어떤 식으로든 추경을 논의하자는 얘기”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도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최고위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은 무작정 추경에 반대한다’는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며 “우리는 추경 요인이 있을 때 여야정 협의를 통해 추진하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당초 ‘예산 조기 집행 우선’ ‘당정 협의 우선’ 등을 주장하며 추경 논의 자체에 부정적이던 데서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빨리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며 규모는 15조~20조원이 적당하다고 했다.
여야정 모두 추경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여야정이 추경 논의 테이블로 제시한 국정협의체가 개점휴업 상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민생 현안을 다룰 국정협의체 출범에 여야가 동의했지만, 실무협의만 있었을 뿐 본격적인 가동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이 추경 논의의 전제 조건으로 민주당의 대국민 사과를 내걸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말 초유의 ‘삭감 예산안’을 민주당이 단독 처리해놓고 이제 와서 추경 편성을 주장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는 게 여당 주장이다.
이 대표가 “민생회복지원금도 포기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논의 과정에서 이 같은 입장이 유지될지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지급하자는 구상인데, 민주당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지역화폐 발행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슬기/한재영/남정민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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