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대구 아인교?”‘6580×10×8=526,400’. 유령처럼 잊을 만하면 튀어나온다. 지난해 11월 SNS에 올라온 뒤 유튜브, 커뮤니티를 쓸고 가더니 해가 지났는데도 소환되고 있다. 대구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시급 6580원에 10시간씩 8일 일해 52만6400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시급 9860원. 무려 33% 적다. 올해 시급은 1만30원.
한국은 노동운동 강국이다. 노조 조직률이 13%(고용노동부·2023)에 불과하지만 영향력은 대단하다. 영국(22.4%)과 독일(16.1%)에 미치지 못하나 성과에선 절대 뒤지지 않는다. 최저임금 1만원 돌파가 방증한다. 국민소득과 환율을 고려하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웬만한 선진국 턱밑이다. 작년 환율이 비슷하게 급등한 일본(약 9700원)은 넘어섰다. 하지만 13% 수치의 뒷면엔 30인 미만 업체 노조 조직률 0.1%가 있다. 소위 귀족 노조 연봉 1억원과 시급 6580원의 두 얼굴이다.
최저임금이 다락같이 올랐지만 모두가 누리지는 못한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엔 법정 시급에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알바생이 부지기수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광주지역 편의점 최저임금 미준수율은 13.9%, 대구는 32.0%였다. 서울은 5.8%에 그쳤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당사자의 신고에만 의존할 뿐이다. ‘6580원’ 관련 영상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고담시, 당장 신고해라, 하루빨리 벗어나라…. 결국 알바하려고 서울 간다는 글까지 이어진다. 신고가 해결책도 아니다. 신고하는 순간 블랙리스트에 올라 그 지역 편의점 알바는 끝이다.
이들은 좀비 기업일 확률이 높다. 아니면 양심 불량 업주거나. 코로나19 이후 정부는 자영업자 지원책을 매년 쏟아냈다. 모두 ‘희망 회로’를 돌렸다. 그러나 깨진 독에 물 붓기였다. 최저임금에 이중 가격이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인데, 해법은 쉽지 않다. 사용자와 고용자 중 한쪽이 희생해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영계가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내세웠으나 노동계 반발에 막혔다.
점주가 시급을 깎고 블랙리스트로 알바생을 압박하는 것은 어쨌든 불법이다. 나 살자고 남의 살을 도려낼 수는 없는 일이다. 자주 가는 편의점 알바생이 사라졌다. 무인으로 바뀌었다. 이래저래 청년들이 살아가기 팍팍한 세상이다. 청년의 눈물을 요구하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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