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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놀란 가슴 쓸어내린 한글박물관

입력 2025-02-02 17:38   수정 2025-02-03 00:07

1951년부터 전 세계 언어 정보를 모아 각종 통계를 작성해온 <에스놀로그 연감>(2024년판)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는 언어는 7164개라고 한다. 이들 언어 대부분은 로마자나 한자, 아랍문자 등 42종류의 문자로 표기된다. 기원전 3000년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문자가 등장한 이후 인류에게는 지금껏 300개 넘는 문자가 있었고, 그중 100여 개가 여전히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서 문자의 탄생 시점과 발명자가 확인된 것은 한글이 유일하다. <세종실록>(1443년 12월 30일)에는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諺文) 28자를 지었다’는 문장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반면 그리스문자 첫 두 글자 ‘알파’와 ‘베타’에서 이름을 따온 알파벳은 로마자와 키릴문자 등으로 분화하며 널리 쓰이고 있지만, 그 시원은 안갯속이다. 중국 한자도 1899년 갑골문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원형(原型)을 상상조차 못 했다. “수수께끼 풀이에 가까웠다”는 일본 한자학 권위자 시라카와 시즈카의 고백은 빈말이 아니었다.

한글이 ‘출생’이 명확한 유일한 문자인 만큼 특정 문자를 주제로 삼은 박물관 역시 국내를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중국 안양시에 있는 중국문자박물관 정도가 예외다. 다양한 문자를 다루는 프랑스 뮈제샹폴리옹이나 인쇄물에 집중한 독일 구텐베르크무제움은 지향점이 다르다.

2014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바로 옆에 개관한 국립한글박물관은 <월인석보> <정조한글어찰첩> <청구영언> 같은 한글로 쓰인 귀중본을 비롯해 조선 세조 때 만든 한글 활자 ‘을유자’(乙酉字) 등 8만9000점의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이런 한글박물관에 지난 1일 큰불이 나 장비 76대와 인력 262명을 투입한 끝에 약 7시간 만에 진화됐다. 자칫 화마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을까 많은 이가 가슴을 졸였다. 급한 대로 주요 유물 257점부터 인근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옮겼다고 한다. 한글은 우리 선조가 세계 문화에 기여한 가장 독창적인 성과다. 찬란한 유산의 보전은 결코 남에게 미루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라는 점을 이번 화재가 되새겨 준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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