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찰이 보낸 공문을 받은 텔레그램 측은 빠르면 24시간 내로 응답할 정도로 적극 협조하고 있다. 요청 사항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텔레그램이 한국에 협조하는 비율은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텔레그램은 수사 정보 제공에 비협조적인 소셜미디어로 꼽혔다. 2019년 ‘n번방(박사방)’ 사건 때도 텔레그램은 경찰의 일곱 차례에 걸친 이메일 수사 협조 요청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텔레그램은 대다수 국가에서 벌어지는 범죄는 수사 관련 정보를 대부분 제공한다. 투자 리딩방, 마약, 성 착취, 협박 등은 텔레그램이 사실상 100% 협조하는 영역이다. 명예훼손, 모욕처럼 한국 등 일부 국가만 위법으로 취급하는 범죄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시그널은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는 메시지 앱으로 태생 자체가 도·감청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일명 ‘드루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이 앱을 통해 55차례 대화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시그널로 계엄 관련자들과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널은 보안을 중시하는 국내외 정·재계 인사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미국 실리콘밸리 ‘빅마우스’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이 앱 사용을 권하는 트윗을 올렸다. 국내에선 일부 대형 금융회사 C레벨 임원들이 시그널로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그널은 초창기 텔레그램과 닮아 있어 아직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는 편”이라며 “‘범죄자 대이동’이 발생하기 전에 다른 채팅앱에도 수사 협의를 지속해서 요청해 핫라인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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