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미국 우선주의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서 대만의 ‘실리콘 방패’가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 방패는 대만인이 TSMC를 부르는 별칭 중 하나다. TSMC가 중국의 위협 속에서 대만을 지켜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3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TSMC는 대만 타이난 사룬에 12인치 웨이퍼(반도체 기판)를 생산하는 팹25(반도체 제조단지)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이 단지는 공장 6개가 들어설 수 있는 초대형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남부과학단지 내 팹25 P1∼3 공장에 1.4나노, P4∼6 공장에 1나노 공정을 건설하는 계획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중부과학단지에 1.4나노, 팹25 P1∼3 공장에 1나노, P4∼6 공장에 0.7나노 공정을 짓는 안으로 수정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노(㎚·1㎚=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 선폭의 단위다. 숫자가 작을수록 전력 소비가 적고 효율적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첨단 양산 기술은 3나노다. TSMC는 아직 양산 전 단계인 2나노 기술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TSMC의 반도체 기술은 대만의 국가 안보를 지키는 ‘실리콘 방패’ 전략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미국과의 외교·무역 협상에서도 중요한 카드로 작용한다. 대만 정부는 원래 최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을 자국에서만 운영하도록 제한해왔으나, 최근 이 규제를 완화해 TSMC의 해외 생산 투자가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줬다.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려는 미국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이에 대만에서는 TSMC의 해외 투자가 대만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TSMC는 당분간 최첨단 반도체 공정을 대만에서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에서 “최신 반도체 공정 기술은 대만에서만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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