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이 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가 MBC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음성 녹취록이 일부 공개됐다.
오요안나의 유족 측은 2일 채널A에 "생전에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이 있다"며 "요안나가 상담 과정을 다 녹음해 놓았다"고 말했다. 오요안나가 특정 기상캐스터에게 당한 괴롭힘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라는 게 유족 측의 설명이다.
유족 측은 그러면서 "(특정 기상캐스터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요', '너무 말이 폭력적이야', '이게 직장 내 괴롭힘입니까? 아니면 내가 잘못한 겁니까?'(하며) 조언을 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금까지는 오요안나가 다른 기상캐스터들이 그가 없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제정신이 아니다", "멍청하다", "더럽다" 등의 취지로 험담을 한 괴롭힘 정황이 나왔는데, 고인이 직접 당사자를 지목하며 피해를 호소하는 녹취파일이 드러나면서 MBC가 진행하기로 한 진상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더욱 이목이 쏠리게 됐다.
유족 측은 MBC의 조사를 지켜 보고 녹취 내용을 공개할지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요안나는 아이돌 연습생 출신 기상캐스터로 알려진 인물이다.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됐고,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뽑혀 평일·주말 뉴스에서 기상 정보를 전달해 왔다. 특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며 주목받았다.
오요안나는 지난 9월 사망했다. 하지만 부고 소식은 3개월 후에 알려지게 됐고, 오요안나가 생전에 사용한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문건이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문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BC는 오요안나에 대한 동료 기상캐스터들의 괴롭힘 의혹에 대해 "피해 사실에 대한 신고가 없었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31일 입장문을 통해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본격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는 오요안나가 프리랜서 계약을 했음에도 '선배 문화'를 강요당하고, 정규직이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던 부분을 지적하며 "억울한 죽음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MBC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불법 프리랜서 계약을 금지하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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