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잇따른 붕괴 사고에도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사고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한 번도 구성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붕괴 위험이 있는 안전 E등급 주택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시설물 안전 점검·진단 제도 운용 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후속 조치 및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해 사고 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사고조사위원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감사 결과 국토부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조사위를 구성해 법에 규정된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토부가 2008년에 고시한 중앙사고조사위 운영 규정이 시설물안전법 시행령과 다르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2023년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 처짐 사고, 경기도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 등 한 해에만 7건의 붕괴 사고를 접수하고도 시행령이 아닌 운영 규정을 근거로 조사·공표 권한이 없는 국토안전관리원에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사고가 발생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조사 결과를 손해배상이나 고발 등의 후속 조치에 활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대피해야 하는 8개 지방자치자체 소관 안전 E등급 공동주택 11곳에 342명이 거주하고 있는데도 시설물안전법상 사용금지, 주민대피 등 긴급 안전조치 없이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 동구(안전예방과)는 관내 E등급 공동주택에 대해 재난안전기금을 활용해 이주자금을 지원해 LH와 협의해 취약계층 거주민(7명)에게 임대주택을 주거나, 직접 중개사무소를 통해 고령층 거주민(7명)에게 이주 주택 마련을 지원하는 등으로 전체 거주민 14명의 이주를 완료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시설물안전법 시행령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국토안전관리원이 자체 조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국토부에 주의를 요구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담 시설물 지정 단계, 시설물 지정·등록 및 안전 취약 시설물 유지·관리 단계, 점검·진단 결과보고서 평가 단계에서도 다수의 부실 운영 사례를 확인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총 24건(주의 요구 8건, 통보 16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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