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수요가 급증하는 설 명절 이후에도 배추와 무 등의 도매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배추 도매가격은 ㎏당 1379원으로 전년(685원)보다 2배 올랐다. 같은 기간 무 도매가격도 ㎏당 1237원으로 141.1% 급증했다.
배추 도매가격은 작년 9월 2988원까지 치솟았다가 11월에는 700원대까지 내리면서 안정세를 보였지만 한달만에 다시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무 가격도 지난해 9월 19일 1097원에서 11월 12일 654원까지 떨어졌지만 석달여만에 전고점을 넘어섰다.
양배추와 양파도 비슷한 양상이다. 양배추(국산)는 ㎏당 1387원으로 1년 전(557원)보다 149% 상승했고, 양파는 ㎏당 1337원으로 1년 전(1009원)보다 32.5% 올랐다. 당근은 ㎏당 1788원으로 1년 전(1219원)과 비교해 46.7% 뛰었다.

가격이 오른 품목들은 주로 야외 밭에서 기르는 노지채소류다. 지난해 폭염 영향으로 파종이 늦어지면서 출하시기도 미뤄졌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연초에 수확하는 노지채소는 보통 그 전해 9월에 씨를 뿌리는데 지난해의 경우 가을까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파종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일부는 밭에 심어놓은 작물이 고사해 재파종을 거듭하다보니 출하 시기도 늦어지고, 품질도 다소 떨어졌다”고 했다.
반면 온실에서 키우는 시설채소 품목은 저렴해졌다. 오이는 ㎏당 3609원으로 전년(6026원) 대비 40.1% 내렸고, 상추는 ㎏당 2037원으로 1년 전(3978원)보다 48.8% 내렸다. 그러나 채소류 대부분 가격이 오르다보니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다.
채소값이 오르면서 일반 가정집들의 부담도 커졌지만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외식업계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업 비용구조에서 식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2%로 인건비(33%)나 임차료(10%), 공과금(7%)보다 비중이 크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면서 국내산을 대체할 수입산 식재료를 사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외식 소비자물가지수가 3년 연속 오르며 작년 말 기준 121.01로 나타났다”며 “소비자들이 외식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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