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라이더들 "연봉 4700만원 줘도 정규직 안해"

입력 2025-02-04 17:16   수정 2025-02-12 16:16


‘정규직 라이더’를 채용하는 딜리버리앤이 매년 인상된 근로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취업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고용 안정성보다 자율적인 근로 형태를 중요하게 여기는 배달 라이더 등 ‘긱워커’의 성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4일 배달플랫폼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청년들의 자회사 딜리버리앤은 정규직 라이더를 상시 모집 중이지만 채용 실적은 저조하다. 라이더들의 안정적 근로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2022년 출범한 이 회사는 배달업계 최초로 정규직 라이더 채용을 시도했다.

딜리버리앤은 주 5일 하루 9.5시간 근무에 연봉 4700만원, 인센티브 별도 지급을 조건으로 정규직 라이더를 상시 모집 중이다. 라이더가 별도로 내야 하는 바이크 리스 비용 440만원은 물론, 연간 주유비(최대 210만원)도 회사에서 부담한다. 지난해 7월에는 배달업계 최초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정규직 라이더도 배출했다.

하지만 전체 정규직 채용 한도 인원 50명 중 취업자는 10여 명에 그치는 상황이다. 2023년 초반에는 40명가량 근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장기근속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면서 취업자가 되레 줄었다. 딜리버리앤은 원치 않는 배달 건을 취소할 수 있도록 자율 배차까지 허용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안정적인 장기근속보다 자율적 근무 형태를 선호하는 배달 플랫폼 종사자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용노동부가 2023년 11월 음식 배달, 대리운전, 돌봄 등 5개 주요 플랫폼 종사자 27명을 대상으로 일자리 만족도를 심층 조사한 결과 ‘일하는 시간대의 자율성’에 대한 만족도가 3.79점(5점 만점)으로 일자리 안정성(2.62점), 수입 소득(2.83점)에 비해 단연 높았다. 3년째 배송 관련 일을 해왔다는 한 라이더는 “근로시간 제약 없이 원하는 대로 일하다가 정시 출퇴근하려면 많이 답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플랫폼 종사자들을 전통적인 근로관계에 종속시켜 보호하는 방안은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에 따른 보호 체계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곽용희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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