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5일 10: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25년은 초불확실성 시대를 넘어 ‘피벗(Pivot)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경제, 기술, 지정학 등 다양한 영역의 트렌드가 급격히 전환되어, 기존의 질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금리 인하, 미국 정권 교체, 세계 질서 재편, AI 도입 가속화 등 주요 트렌드가 급변하면서 글로벌 경영환경의 변동성이 고조되고 있다.변동성과 불확실성으로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까? 피벗의 시대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위험 요소를 내포하지만, 동시에 혁신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CEO들을 대상으로 한 최신 EY CEO 아웃룩 펄스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피벗의 시대가 제공하는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파괴적 변화(Disruption)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은 38%에 불과했다. 나머지 62%의 기업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높은 파이낸싱 비용 ▲지정학, 기술, 규제 불확실성, ▲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격차 등의 이유로 지난 1년간 93%의 기업이 사업 전환을 중단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은 어떤 차별적인 역량을 갖추고 있고, 이들의 성공공식은 무엇일까? EY한영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격변의 시대에서도 지속적으로 높은 성과를 창출한 기업은 자신감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실행력을 발휘하고, 전략을 통해 미래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낸 선도 기업들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과감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새로운 기회를 선점하고 있었다.
실제로 선도 기업들은 1년 내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일반 기업 대비 46% 더 높았으며, 30% 이상이 사업부 매각 또는 제품·서비스 재편을 계획하고 있었다. 또한, 확신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수행이 요구되는 비즈니스 모델의 전면 전환은 일반 기업보다 4배 이상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EY한영이 확신을 가진 기업들의 공통적인 성공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세 가지 핵심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첫째, 핵심 사업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중심으로 자원을 재배치하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급변하는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잃고 있는 반면, 확신을 가진 선도기업들은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전략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리밸런싱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수익성 및 성장성이 낮거나 본업과의 연관성이 적은 비핵심·비유관 사업을 과감히 매각하고 중단하는 한편, M&A 등 집중 투자 전략을 통해 기존 사업 또는 고성장 사업 등 본연의 핵심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기술 진화, 고객 니즈의 변화, 공급망 재편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신속하게 적응하는 사업모델 전환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확보한 투자 여력을 사업모델 전환에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엔진을 발굴하고 있다. 솔루션 기반 모델, 구독 모델, PB제품 중심 단순화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 변화에 맞춰 지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피벗의 시대에서는 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사업모델도 변화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모델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리스크와 도전과제를 수반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핵심적인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확신을 가진 선도 기업들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사업모델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미래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인프라, 기술, 인재 등 핵심 리소스를 확보하는 데 집중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기업들은 BUY(인수합병), BORROW(파트너십) 및 BUILD(내부 역량 강화) 전략을 통해 핵심 리소스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매출 성장, 빠른 상용화, 비용 절감 등의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오늘의 생존을 넘어, 내일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앞으로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 세 가지 성공 요인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변화와 기회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위기를 돌파하고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이 아닌,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적 접근 방식이다. 피벗의 시대는 변화의 폭과 속도가 커 예측이 어렵지만, 동시에 혁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변화 속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뿐만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트럼프 정권의 미국우선주의 정책, 딥시크(DeepSeek) 쇼크로 인한 기술 패러다임 전환, 금융 및 통화 정책 기조의 잦은 변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에게 2025년은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더욱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변화 자체를 통제할 수 없으나, 그 변화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대응할지는 기업의 몫이다. 확신을 갖고 과감한 도전을 시도하는 기업만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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