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교안보 전문가 70% "미북대화 성과 내기 어려워"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 10명 중 7명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재개해도 구체적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학자, 언론인, 전 외교관 등 외교안보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한반도 정세 전망 전문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전문가 40명 가운데 28명(70%)은 ‘미·북 간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내 가시적·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가급적 이른 시간 내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협상이 재개돼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내에 가시적·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답변은 11명(27.5%)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비핵화 관련 의견 차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국 문제 등으로 북한 문제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 등을 꼽았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북한의 대남 정책 예상 질문에는 ‘미국과의 협상 상황 등 대내외 정세 변화를 봐가면서 대남정책 수위를 나름 조절하려고 할 것’이란 답변이 27명(67.5%)으로 가장 많았다. ‘대적관계 차원의 조치를 더욱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란 답변이 13명(32.5%)으로 뒤를 이었다. ‘미국과의 협상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발전을 추동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는 없었다.

한·미 관계는 약화(16명)되거나 현상 유지(23명)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한·일 관계는 약화(20명)될 것이란 전망이 유지(18명)를 소폭 앞섰다. 한·미·일 관계도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과반(25명)에 달했다. 한·중 관계는 좋아질 것(15명)이라는 응답이 약화(6명)될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