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두고 미국 빅테크 기업 간 '쩐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빅4' 테크 기업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350조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올해 관련 투자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한국 빅테크 기업의 투자 규모도 매출 대비 적지 않지만 규모에선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2010년대 중반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의 마지막 투자 슈퍼사이클의 정점에 달했을 때보다 훨씬 더 집약적인 자본 투자 비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석유·가스 기업은 2000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매출의 7.5%를 설비 투자에 썼다.
올해 미국 빅테크 기업은 AI 인프라 확대를 위해 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전날 올해 AI 인프라 등에 약 7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추정치인 597억 3000만 달러를 25% 많은 수치다.
앞서 MS도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800억달러를 AI 분야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6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달리 보고 있다. 여전히 고성능 AI 모델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투자 확대가 필수다고 판단했다. AI 시장에서 '초격차'로 앞서가기 위해선 고성능 AI 모델이 필요하다. 딥시크의 경우에도 공개한 내용과 달리 개발 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신 AI 모델 'R1'의 바탕인 'V3'를 만들기 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수만개가 투입됐다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의 경우에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관련 시설 확대가 필요한 점도 있다. 딥시크 충격파로 AI 모델을 개발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면 클라우드 수요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투자 비용만큼 기술 수준과 성과도 차이가 크게 마련이다. 최근 카카오는 오픈AI와 손잡고 AI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네이버에선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8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사업에서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 등에 집중했던 네이버는 앞으로 어떤 전략을 택할지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