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가짜(짝퉁) 양주가 많기로 유명하다. 베트남에서의 양주는 단순히 마시는 게 아니라 선물용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이다. 서로가 가짜임을 알고도 주고 받으며 마음을 전하는 게 베트남의 양주 선물 문화다.
문제는 이 양주를 열어서 먹었을 때다. 가짜 양주는 공업용 메탄올 등을 섞어 만드는 게 일반적이라 건강에 치명적이다. 공업용 메탄올은 알콜 중독 현상을 일으키며 실명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가짜 양주를 먹고 단체로 입원한 뉴스가 많다. 명절 전에 베트남 언론들이 '가짜 술 조심' 경보 기사를 쓸 정도다. 베트남 한인들 사이에서도 "한국 면세점에서 산 양주만 마신다"는 게 공식처럼 통한다.

한국산 소주는 베트남에서 인기가 상승중이다. 양주는 위험하지만 한국 소주는 믿고 마실 수 있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가 베트남 증류주 시장에서 1위를 하게 된 배경이다. 4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45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6% 성장했다. 소주가 주류 수출 시장의 27.8%를 이끌었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첫 생산기지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도 베트남에서의 소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에 있는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해외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6일 밝혔다. 베트남 공장은 축구장의 11배 크기인 약 2만 5000여평 부지 면적에 첨단 기술을 더한 스마트팩토리다. 2026년 안에 완공이 목표다. 연간 최대 500만상자의 소주 생산이 가능하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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