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행처럼 출시되던 메타버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잇달아 상장폐지되고 있다. 메타버스 테마가 시들해지면서 ETF 규모가 순자산총액 기준(50억원)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2차전지 테마 ETF 역시 메타버스처럼 ‘좀비 ETF’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총 4개 ETF가 상폐됐다. 이 중 절반이 메타버스 관련 ETF다. 국내외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한 ‘SOL 한국형글로벌플랫폼&메타버스액티브’와 ‘RISE 글로벌메타버스’다. 이들 상품은 비대면 서비스가 급성장하며 메타버스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던 2021~2022년 출시됐다. 하지만 메타버스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거래량이 뚝 떨어졌고, 거래마저 중단됐다.
상폐되는 메타버스 ETF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9개 관련 ETF 중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HANARO Fn K-메타버스MZ’ 등의 순자산총액이 각각 50억원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한 달 이상 기준에 미달하면 상폐 수순을 밟게 된다.
최근 들어선 2차전지 테마 ETF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한 상위 1~5위가 예외 없이 2차전지 관련 상품이었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가 -50.6%로 가장 부진했다. 다음으로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48.44%),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33.33%), ‘TIGER 2차전지소재Fn’(-32.8%), ‘SOL 2차전지소부장Fn’(-32.62%) 순이었다.
2차전지 ETF는 2022~2023년 전기차 배터리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출시됐다.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주가 폭등하자 이들을 한데 묶은 ETF가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 밖에 한때 주목받은 게임 및 유니콘기업 테마 ETF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테마의 ‘반짝 유행’이 지나면 빠르게 거래에서 소외되기 때문에 ETF의 강점인 환금성·유동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장과 폐지가 잦아지면 ETF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테마가 시장에서 한창 유행일 때 ETF가 설계되고 그 이후에 상장되다 보니 말 그대로 ‘상투’를 잡는 사례가 많다”며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수익률이 저조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메타버스 뜬다더니 결국 상폐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총 4개 ETF가 상폐됐다. 이 중 절반이 메타버스 관련 ETF다. 국내외 메타버스 관련주에 투자한 ‘SOL 한국형글로벌플랫폼&메타버스액티브’와 ‘RISE 글로벌메타버스’다. 이들 상품은 비대면 서비스가 급성장하며 메타버스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던 2021~2022년 출시됐다. 하지만 메타버스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거래량이 뚝 떨어졌고, 거래마저 중단됐다.
상폐되는 메타버스 ETF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9개 관련 ETF 중 ‘HANARO 미국메타버스iSelect’ ‘KODEX 차이나메타버스액티브’ ‘HANARO Fn K-메타버스MZ’ 등의 순자산총액이 각각 50억원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한 달 이상 기준에 미달하면 상폐 수순을 밟게 된다.
최근 들어선 2차전지 테마 ETF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수익률 최하위를 기록한 상위 1~5위가 예외 없이 2차전지 관련 상품이었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가 -50.6%로 가장 부진했다. 다음으로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48.44%),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33.33%), ‘TIGER 2차전지소재Fn’(-32.8%), ‘SOL 2차전지소부장Fn’(-32.62%) 순이었다.
2차전지 ETF는 2022~2023년 전기차 배터리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 출시됐다.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주가 폭등하자 이들을 한데 묶은 ETF가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 밖에 한때 주목받은 게임 및 유니콘기업 테마 ETF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다.
◇“유행 좇으면 상투 잡을 수도”
테마형 ETF는 현시점에서 관심도가 높은 업종 및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이란 점에서 투자자 수요가 높은 편이다. 주요 운용사가 원자력·양자컴퓨터 등 요즘 뜨고 있는 테마 상품을 앞다퉈 내놓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테마의 ‘반짝 유행’이 지나면 빠르게 거래에서 소외되기 때문에 ETF의 강점인 환금성·유동성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장과 폐지가 잦아지면 ETF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테마가 시장에서 한창 유행일 때 ETF가 설계되고 그 이후에 상장되다 보니 말 그대로 ‘상투’를 잡는 사례가 많다”며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수익률이 저조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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