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실수라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인재가 필요합니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HDI) 창립 50주년 기념포럼에서 “한국은 근면 성실한 모범생을 키우는 방식으로 지난 50년간 성장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경제 빈곤에서 번영 50년, 그리고 도전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권 전 회장과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가 새로운 시대의 인재상에 대해 토론했다.
문제는 이 같은 과거의 성공 공식이 AI 시대가 되면서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권 전 회장은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지식을 쌓고 정답을 찾는 패스트팔로어 전략을 그간 잘 써왔지만 지금은 AI가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완전히 새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수 없이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실수해도 해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써야 한다”고 했다.
업종 간 자유로운 토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권 전 회장은 “화학 회사 직원이 반도체 회사 직원과 협력하는 등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필요하다”며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에서 ‘토론’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육개혁을 주장한 이창용 한은 총재에 대해선 “중앙은행 총재가 충분히 던질 수 있는 화두”라며 “교육개혁을 통해 사회 이동성, 이른바 사다리를 오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전 총장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대 입학생 중 30%는 심리 상담이 필요한 수준”이라며 “고생해서 대학 입시에 성공해도 행복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을 즐겁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똑똑한 아이들만 키우고 나머지를 실패자로 만들어서는 한국이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최근 국제 질서에 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으로 예측이 어려운 상태로 빠져들었다”며 “제국주의 시절 힘의 논리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세계의 리더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전 장관은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 내밀 협상카드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조선업 협력을 하자고 제안한 것에 주목했다. 윤 전 장관은 “혁신과 창조를 통해 기업을 성공시켜 (한국이) 미국 중심의 공급망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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