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까지 뛰어든 칩 설계…K반도체 '위기의 시간'

입력 2025-02-06 17:46   수정 2025-02-07 02:10

일본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주도로 ‘사무라이 반도체’ 부활에 속도를 내는 사이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경쟁력은 수직 하락하고 있다.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이 최근 발간한 ‘AI 시대 팹리스 등 시스템 반도체 성장 전략’ 연구서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시스템 반도체 시장 매출 점유율은 2023년 2.3%에서 올해 2%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7년엔 1.6%로 예상됐다. 미국 점유율이 2023년 72%에서 2027년 73.9%, 대만 점유율은 같은 기간 7.7%에서 8.1%로 늘어나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 팹리스 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023년 1%에서 2027년 0.8%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진은 전문 인력 미비를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이 소프트뱅크를 활용해 반도체 부활 기회를 엿보는 것은 인공지능(AI)이 반도체산업 지형을 빠르게 바꾸고 있어서다. 인텔, AMD 등 전통 강자가 몰락하고 Arm을 비롯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신흥 강자가 시장을 제패하고 있다. AI가 에지 디바이스(스마트폰, 웨어러블, 스마트 가전 등)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구글 등 빅테크가 자체 칩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것도 예전과 달라진 환경이다.

이런 이유로 손 회장은 반도체 설계 회사를 사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수 막판에 다다른 암페어는 인텔 임원 출신인 르네 제임스가 2017년 설립한 회사로 고성능컴퓨팅(HPC)과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저전력 설계에 강점을 가진 팹리스 기업이다. 미 금융·투자 전문 플랫폼 벤징가는 “소프트뱅크가 암페어를 인수하면 Arm이 기술 라이선스 제공 업체에서 반도체 칩 제조 업체로 진화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전력 원천 기술을 손에 쥐려는 손 회장의 구상은 지난해부터 구체화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제2의 Arm’으로 불리는 영국 반도체 스타트업 그래프코어를 인수했다. 영국 브리스틀에 있는 그래프코어는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반도체지능처리장치(IPU)라는 새로운 칩을 설계했다. 2020년 엔비디아 대항마로 꼽혀 28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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