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배달의민족이 외식업주 간 출혈 경쟁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온 울트라콜 광고 상품을 지역별로 순차 종료하는 등 연내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4월 1일부터 이같은 내용의 광고 개편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울트라콜은 깃발 1개당 월 8만8000원을 내면 외식업주가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고 가게를 노출할 수 있도록 한 광고 상품이다. 깃발 수 제한이 없어 비용을 더 지불해 깃발 수를 늘리면 광고 효과가 커지는 구조다. 울트라콜 상품 가입자는 중복 이용을 포함해 외식업주의 절반이 넘는다. 지난 10여년 간 배민의 대표 상품으로 꼽힌 배민의 수익원 중 하나다. 이같은 효자 상품을 배민은 왜 판매 중단하는 것일까.
현재 배민은 배달 방식에 따라 이용 경로를 음식 배달(배민 자체 배달), 가게 배달(대행업체 배달)로 나누어 놨다. 가게 배달은 배민이 주문만 중개하고 배달은 업주가 책임지는 구조다. 가게 배달은 울트라콜과 '오픈리스트' 요금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오픈리스트는 정액제인 울트라콜과 달리 주문이 발생할 때마다 6.8% 수수료가 발생하는 정률제 상품이다. 반면 음식 배달은 배민이 주문 중개부터 배달까지 책임지는 자체배달(OD) 서비스로, 지난해 출시한 정률제 요금제 '배민1플러스'를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 두 서비스가 분리돼 있어 동일한 가게라 해도 가게 배달, 음식 배달 등 업주가 이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배민 앱에서 중복 노출되게 돼 있다. 업주도 두 가지 배달 방식을 모두 이용하려면 앱 내에 두 개 이상의 가게를 설정하고 관리를 중복으로 해야 했다. 배민은 이같은 두 방식을 하나로 통합해 음식 배달 탭 하나로 통합할 예정이다. 가게 정보를 통합해 중복 노출을 없앤다는 취지다. 통합 이후 음식 배달 탭 내의 가게 노출 순서는 배달 방식과 관계없이 주문 수, 재주문율, 배달 예상 시간 등 순서로 정렬된다. 깃발을 여러 개 꽂으면 여러 차례 가게를 노출할 수 있는 울트라콜이 사실상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최근 자체배달 위주로 배달 시장이 개편되면서 울트라콜의 광고 효과가 눈에 띄게 떨어지기도 했다는 게 배민 측의 이야기다. 배달 앱 사이에서 자체배달 경쟁이 펼쳐지면서 배달비 혜택이 커졌기 때문이다. 쿠팡이츠는 아예 출범부터 100% 자체배달 모델로 시작하면서 정률제 단일 상품을 적용해 왔다. 요기요는 2023년 “음식점들의 정액제 수요가 낮다”며 정액제 상품을 폐지했다.
배민에 따르면 울트라콜 의존도가 큰 업주는 4년 전과 비교해 약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관성적으로 울트라콜을 유지하던 업주들 사이에선 "깃발 경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불하던 고정비가 사라지니 잘됐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일각에선 울트라콜 종료로 되레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울트라콜 의존도가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배달앱 입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일반 개인 음식점과 달리 일정 정도 기본 수요가 있기 때문에 요금이 저렴한 편인 정액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차라리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대부분 업주들이 울트라콜과 다른 상품을 함께 쓰고 있어 서비스 종료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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