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이자이익 42兆…올핸 '3대 악재'로 실적 불투명

입력 2025-02-07 17:36   수정 2025-02-19 16:25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리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지난해 가계와 기업 대출이 모두 증가해 이자로만 42조원의 이익을 거둔 결과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극심한 내수 침체,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으로 올해는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올해 외형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 등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
○1조원대 ELS 손실에도 최대 실적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16조4205억원으로 전년(14조8908억원)보다 1조5297억원(10.3%) 늘었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각각 3~23% 증가했다.

4대 금융지주가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지만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실제보다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이 지난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을 위해 약 1조원의 일회성 비용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정부 압박에 따른 ELS 손실 보상이 없었다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규모는 17조원을 훌쩍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ELS 손실 보상 비용을 상쇄하며 실적 급증을 이끈 것은 이자이익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41조8763억원으로 전년(40조6208억원) 대비 1조2556억원(3.1%) 늘었다. 같은 기간 4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10조1701억원에서 10조5050억원으로 3349억원(3.3%) 증가했다.
○대출 정체에 수익성도 악화해
최대 규모의 실적에도 4대 금융지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실적 성장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특히 지난해 호실적을 이끈 대출자산 성장세가 정체된 점을 금융지주들은 우려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의 원화 대출자산은 2023년 말 1206조564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296조7606억원으로 7.5% 늘었지만, 4분기엔 1288조1342억원으로 0.7% 줄었다.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가계대출 규제와 거시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대출자산의) 큰 성장이 어렵고, 기업대출도 금리 인하로 직접금융 시장(회사채)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익성은 이미 작년 초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사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4대 금융지주 모두 하락세다. KB금융의 NIM은 2023년 2.08%에서 2.03%로 하락했고, 신한금융(1.97%→1.93%), 하나금융(1.82%→1.69%), 우리금융(1.82%→1.7%)도 마찬가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NIM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국민은행의 연체율은 2023년 0.22%에서 0.29%로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26%에서 0.27%로 상승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모두 이 기간 0.26%에서 0.3%로 연체율이 악화했다.

한 시중은행장은 “작년 12월부터 이어지는 정치 혼란과 환율 급등으로 올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진/박재원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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