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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법 입맛대로 안되면…'전기본 보고' 또 미룬다는 野

입력 2025-02-07 17:35   수정 2025-02-08 01:12

여야가 오는 19일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해 정부가 수립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보고를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또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특별법 등 다른 법안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통과되지 않으면 전기본 보고를 또 미룰 수 있다는 입장을 들고 나오면서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기본 정부 보고를 받는 방안을 막판 조율 중이다. 민주당은 앞서 열리는 17일 소위원회에서 반도체법에 대한 여야 논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기본 보고를 재차 미룰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규정을 담아 반도체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정부의 세제·재정 지원 등 합의된 내용만 우선 통과시키고 주 52시간제 예외 규정은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정치권에선 야당 의도대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전기본을 볼모로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반도체법과 전기본 보고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주 52시간제 도입을 늦추기 위해 전기본 보고조차 받지 않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전기본은 2년 주기로 수립하는 15년짜리 국가 에너지 공급 계획으로, 정부는 이를 토대로 각종 전력 인프라 투자 등을 집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국회 보고를 마치고 확정지을 계획이었으나 야당 반대로 지금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정부는 지난달 원전 1기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그만큼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내용의 전기본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야당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전력업계에선 전력망 부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출력제어(에너지 발전량을 전력망이 다 수용하지 못해 발전기를 강제로 중단)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기본 확정도 지연되면서 올봄 출력제어가 더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11차 전기본에 출력제어가 높은 지역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전기본 보고가 미뤄지며 관련 투자 집행이 안 되고 있어서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육지에서 신재생에너지 출력을 제한한 횟수는 26회로 2023년 2건 대비 13배 늘어났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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