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이라인 좀 보세요. 이런 풍경을 보며 출퇴근하는 걸 상상이나 했을까요.”(크리스토퍼 존슨·42)
지난달 17일 오전 7시30분께 찾은 미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 34번가 ‘NYC 페리’ 선착장은 시민 100여 명으로 붐볐다. 교통 체증이 심한 맨해튼에서 출퇴근 시간 차로 월가까지 가려면 50분 넘게 걸린다. 그러나 페리를 이용하면 단 20분으로 족하다. 맨해튼에 거주하는 제시카 니콜(33)은 “2년 전부터 낡고 지저분한 지하철 대신 페리로 출퇴근했다”며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데다 깔끔하고 접근성까지 좋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을 각각 대표하는 대도시인 뉴욕과 런던에선 이미 리버버스가 지하철, 버스에 못지않은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았다. 합리적인 가격과 접근성,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 등이 주된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뉴욕 도심에 리버버스가 다니기 시작한 것은 2017년이다. 매일 척당 150명, 많게는 350명을 수용하는 배 38척이 허드슨강과 이스트강을 따라 25개 선착장을 분주하게 오간다. 6개 노선이 맨해튼 일대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뉴욕개발공사(NYCEDC)에 따르면 한 해 평균 이용객만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 승선 인원은 700만 명을 넘겨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런던 템스강을 오가는 우버보트 역시 마찬가지다. 런던 남서부 주거 단지인 퍼트니 선착장을 출발해 금융회사가 모인 시티오브런던으로 향하는 배의 승객 대다수는 서류 가방을 든 직장인이었다. 우버보트 관계자는 “퍼트니 지역 주민의 약 3%가 우버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연계 수단으로 이용하는 승객도 있었다. 인도에서 선착장까지 연결된 길이 경사로로 이어져 있는 데다 우버보트 한 대당 자전거 열네 대를 수용할 수 있도록 넉넉한 내부 공간을 마련했다.
우버보트 역시 지하철·버스 등과 5~10분 내 연결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임뱅크먼트 선착장에서 임뱅크먼트역(지하철역)까지는 걸어서 5분에 불과하다. 탑승권 발급도 번거롭지 않다. 런던교통청(TfL)이 발급하는 교통카드(오이스터 카드)가 있다면 별도로 발급받을 필요 없이 선착장에서 카드를 태그하면 된다. 관광객은 우버 앱이나 템스클리퍼스 앱을 통해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템스클리퍼스는 2020년 우버와 파트너십을 맺은 지 4년 만인 지난해 540만파운드(약 97억원)의 세전 이익을 내 2019년(160만파운드) 이후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TfL 관계자는 “대중교통 접근성은 런던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했다.
뉴욕=안정훈/런던=장서우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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