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트 3국이 러시아 전력망에서 전력 시스템을 분리한 것은 EU와의 결속 및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이들은 그동안 우크라이나와 발트 3국 전력망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러시아 때문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여러 차례 겪었다. 지기만타스 바이시우나스 리투아니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을 끝내고, 앞으로 전력망을 온전히 통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발트 3국은 “2025년 초까지 러시아가 관리하는 전력망 브렐과의 계약을 끝내고 서유럽 전력망과 연결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브렐은 옛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가 관리해온 전력망으로 벨라루스, 러시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5개국 이름의 머리글자를 따온 것이다. 발트 3국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관리하는 브렐 전력망에 묶여 있는 것은 발트 3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발트 3국의 행보는 유럽과의 통합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독립의 필요성이 부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발트 3국은 1990년대 초 소련의 붕괴로 독립한 후 2004년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다. 당초 2026년 유럽 전력망 연결을 추진했지만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해당 계획을 1년 앞당기고, 러시아·벨라루스에서 전력 수입도 중단했다. 발트 3국은 2018년부터 전력망을 분리·개선하기 위해 16억유로(약 2조4000억원)를 지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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