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국회가 국내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에 세액공제 대신 직접 현금으로 보상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조금 규모가 미국 중국 동유럽보다 훨씬 작은 데다 그나마도 흑자를 낸 이듬해 법인세에서 깎아주는 방식이다 보니 SK온 등 적자기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계획대로 ‘한국판 인플레이션 방지법(IRA·보조금 직접환급제도)’이 시행되면 배터리업계의 ‘탈(脫)한국’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15명이 소속된 ‘국회 2차전지 포럼’은 배터리 공동화를 막기 위해서는 공장 투자금에 대해 직접적인 환급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직접환급제 도입을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환급제도는 생산시설 투자금의 일정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미국은 배터리 공장 투자액의 30%를 보조금으로 돌려줄 뿐 아니라 ㎾h당 45달러의 생산보조금을 준다. 중국도 30% 투자보조금에 더해 토지·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와 국회가 한국판 IRA 도입 검토에 나선 것은 탈한국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신문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의 3개년(2025~2027년) 투자 계획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신·증설 프로젝트의 96.3%인 577GWh(기가와트시)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배정한 물량은 22GWh로, 전체의 3.7%에 그쳤다. 1GWh 공장을 짓는 데 들어가는 투자금(1000억~1300억원)과 일자리 창출 효과(60~140명)를 감안하면 대략 투자금 66조원과 일자리 5만7000개가 한국을 떠나 해외로 나간다는 얘기다.
성상훈/김우섭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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