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프린터에 주력해온 글로벌 ‘넘버 3’인 일본 세이코엡손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레이저 프린터가 장악한 산업용 프린터 시장에 세이코엡손의 주 무기인 잉크젯 제품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 잉크젯 프린터가 레이저 제품보다 친환경 트렌드에 맞는다는 점에서 일본 캐논, 리코, 미국 휴렛팩커드(HP) 등 ‘3강’과 일본 후지제록스, 교세라 등 ‘2중’이 장악한 시장 판도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산업용 프린터 시장의 중심은 레이저다. 레이저 프린터는 잉크젯에 비해 초기 구매 부담이 작고 프린트물이 깨끗한 게 장점이다. 문제는 열과 토너, 미세플라스틱 등 폐기물 배출량이 많아 친환경 트렌드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잉크젯 제품은 비싸지만 폐기물 배출량이 적다. 유지비도 적게 든다. 엡손 잉크젯 프린터 헤드의 최대 출력 가능량은 600만 장으로 경쟁사 레이저프린터(200만 장)의 세 배에 달한다. 잉크 교체 주기(최대 5만 장)도 두 배 길다. “레이저 프린터가 내연기관차라면 잉크젯은 전기자동차”란 얘기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산업용 프린터 시장의 최강자는 일본 캐논과 리코다. 88년의 업력을 갖춘 두 회사는 레이저 프린터로 산업용 시장을 잡은 뒤 최근 들어 잉크젯 제품도 내놓고 있다. 두 회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각각 15%대를 유지하고 있다.
떠오르는 신성은 HP다. HP의 점유율은 일본 기업에 밀려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2017년 매출 2조원짜리 삼성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해 한 번에 덩치를 키웠다. HP는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를 통해 전체 프린터 시장의 선두로 우뚝 섰다. 산업용 시장에서 점유율을 10%대까지 끌어올렸다. 세이코엡손의 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성능, 편의성 측면에선 레이저·잉크젯 프린터 모두 비슷해 이제는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마케팅을 어떻게 펴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오지리=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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