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먹으면 간 나빠져"…속설 뒤집는 연구 결과 나왔다

입력 2025-02-10 18:45   수정 2025-02-10 19:25


67만명이 넘는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 한의 의료기관에서 처방한 한약은 간독성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10일 나와 눈길을 끈다.

원성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팀과 이상헌 단국대 교수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청구 데이터를 이용해 67만24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의 의료기관을 통한 한약 처방이 '약물 유발 간 손상'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한의 의료기관에 내원했거나 한약 처방을 받은 후 90일 이내에 약물 유발 간 손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래 환자군에서는 위험도가 1.01(95% 신뢰구간:1.00~1.01)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양방 병·의원에 내원했거나 양약 처방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양방 병·의원 방문 후 3~15일 이내 약물 유발 간 손상 발생 상대 위험도가 1.55(95% 신뢰구간:1.55~1.56), 양약 처방을 받은 경우는 2.44(95% 신뢰구간:2.43~2.44)로 나왔다.

앞서 간독성 문제는 한약의 대표적 부작용 사례로 꼽혀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0년 한방진료 관련 피해구제 신청 127건을 치료·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한약 치료 관련 부작용 28건 중 간독성을 호소한 사례가 11건(39.3%)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지금까지 한약은 간에 나쁘다며 국민을 오도하던 일부 양의 계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악의적인 거짓말이라는 것을 명명백백히 밝혀 준 값진 결과"라며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학술논문을 통해 한약이 간에 안전하고 나아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한의협은 약물 유발 간 손상의 주된 원인은 양약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약이 간독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은 국내외 논문과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고 했다.

한의협은 "미국 간 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서 미국 내 1198명의 약물 유발 간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검토한 결과 항생제, 항결핵제, 항진균제 등 양약으로 인해 간 손상이 발생했다"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중국 ADR(이상 약물 반응)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총 667만3000건의 전수조사를 한 결과, 간 손상을 일으킨 비율이 한약은 4.5%에 불과했으며 양약은 95.5%로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한의사에 의해 수행된 연구에서 한약만 먹은 57명의 환자에게서는 간 기능 이상이 관찰되지 않았다"며 "양약을 병행한 환자 256명 중 6명에서는 간 기능 이상이 관찰됐다. 간 기능 이상에 있어서 주된 원인은 우선으로 양약이 의심됨이 밝혀진 바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원성호 교수팀과 단국대학교 이상헌 교수 공동 연구팀의 이번 학술논문은 국제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파머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 1월호에 게재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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