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에 머물던 8살 여아가 교사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아이를 찾는 과정에서 활용된 위치 추적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초등학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위치추적·모니터링 기능이 "아이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교사들은 "교실에서조차 감시당할 수 있다"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극적인 사건의 화제가 다른 곳으로 불똥이 튀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피해 아동 아버지는 지난 10일 경찰 유족 수사를 바친 후 취재진에게 실종된 아이를 찾기 위해 부모는 아이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앱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커뮤니티를 통해 이 앱이 '파인드마이키즈'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 앱은 자녀 보호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11일 기준 50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자녀의 실시간 위치 추적은 물론, 전화를 걸지 않고도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의 아버지 A씨에 따르면 아이를 찾기 시작한 지난 10일 오후 4시 50분께부터 아이를 찾을 때까지 앱을 통해 아이 주변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었고 '나이든 여성의 달리기 한 것 같은 숨이 휙휙 거리는 소리', '서랍을 여닫는 소리', '가방 지퍼를 여는 소리' 등 세밀한 소리도 감지했다. 이 기록은 이후 경찰 수사에도 중요한 단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한 앱을 설치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경기 시흥에서 8살, 9살 딸 둘을 키우고 있는 김다솔(30) 씨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런 앱이 교사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초등생 딸 둘을 가진 학부모로써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필요한 거 같다"며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감시용으로 사용하기보다 진짜 연락이 안될 때 사용하는 건 괜찮다고 생각해 관련 앱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에서 10살 아들을 둔 직장인 정유희(30) 씨는 "도청이 된다는 점에서는 교사들의 거부감은 이해가 가지만 아이가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마음이 불안해 이런 기능이 있으면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교사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도 노력해야 할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다.
반면,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강한 반발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커뮤니티는 교사 인증을 해야만 가입이 가능한 곳으로 알려졌는데, 한 교사가 "등교하면 핸드폰 꺼내서 다 끄게 해야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또 다른 교사는 "학교가 감시 사회가 되어버렸다. 부모가 몰래 녹음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며 반감을 드러낸 내용이 캡처돼 다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 앱을 설치해 사용해보니 부모와 자녀가 앱을 설치해 연결하면 논란의 중심 놓여있는 '아이의 주변 소리 듣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아이의 현재 위치, 전화, 간단한 대화는 물론 위급상황 시 SOS 기능이 제공됐는데 SOS 기능을 사용하면 아이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능으로 연결됐다. 확인 결과 '아이의 주변 소리 듣기'기능은 부모와 아이의 휴대폰이 '안드로이드'기기 일 경우에만 제공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논의가 특정 앱의 기능 논란으로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사건의 본질은 교사의 살인 행위와 돌봄교실의 안전 관리 부실에 있으며 지나치게 앱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중요한 논점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 우울증을 호소하던 교사가 왜 아이를 살해했는지 그리고 돌봄교실 내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었는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
박미랑 한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일단 해당 앱을 이용해 아이를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부분을 두고 생각해야지 해당 앱을 통한 도청이나 교사 인권침해 이슈를 두고 도청 허용 범위에 대한 논의는 하는 것은 사건이 해결된 이후 이뤄져야 할 사항"이라며 "일단 돌봄 교실과 학교에서 발생한 문제기 때문에 학교에서 조금 더 기민하게 반응하고 책임을 지려는 자세를 가지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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