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강혁 한국대학병원 교수가 국민을 열광시키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24일 공개되자마자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물 1위를 차지했다. 멕시코 대만 홍콩 등 18개국에서도 1위(비영어 부문)에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도 화제다.이 작품은 지난해 2월 시작된 의정 갈등 사태 이후 나온 첫 의학 드라마다. 한동안 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의학 드라마 신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에 대한 국민적 반감 때문이었다. 중증외상센터 흥행은 그래서 더 주목받고 있다.
전공의 이탈 사태는 이런 의사를 향한 존경심을 훼손시켰다. 물론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국민도 있다. 의사들이 제기하는 의료수가 등 문제에 공감하는 이도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환자 곁을 떠난 의사들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전국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8.7%에 그쳤다. 의정 갈등 사태 이전 근무한 전공의 1만3531명 중 1171명만 나오고 있다. 그 자리를 의대 교수와 전임의, 진료 지원(PA) 간호사 등이 메우는 임시방편적 시스템이 1년 동안 지속됐다. 의료 차질의 일상화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인력 부족으로 한 달에 10일 넘게 환자를 받지 못하는 대형 병원 응급실도 생겨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오는 3월까지 의정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제2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존 의료진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고, 병원을 지키고 있는 전임의가 대거 재계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백 교수는 드라마에서 국민을 대신해 이렇게 묻는다. “환자를 살리겠다고 최선을 다하던 그 의사는 지금 어딨습니까?” 이제 의사들이 대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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