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교육에 기대하는 최소한의 합리성과 상식의 부재가 확인된다. 우울증을 앓던 이 교사는 작년 12월 6일 ‘6개월 질병 휴직’에 들어갔지만 그달 30일 바로 복직했다. ‘6개월 치료가 필요하다’던 병원 진단서가 불과 20여 일 만에 ‘일상생활 지장 없음’으로 바뀐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들다. 교육당국이 복직의 적절성을 조금만 면밀히 들여다보고 주의를 기울였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문제의 교사는 동료 교사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로 살인 범행 당일 오전 교육당국의 현장 조사까지 받았다. 이때도 장학사 2명과 학교는 당사자를 직접 조사하지 않은 채 ‘학생들과의 분리’를 권고하는 데 그쳤다. ‘해당 교사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여서 대면조사를 생략했다지만 무책임 행정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교사들의 반응도 실망스럽다. “화나고 슬퍼서 잠을 못 잤다” “가슴이 쿵쾅거린다”는 학부모 사연이 쏟아지는데도 일부 교사는 남 탓을 앞세웠다. 교사 커뮤니티에는 ‘정신질환은 학부모의 악랄하고 상습적인 민원 때문’이라며 살인 교사를 감싸는 반응도 적잖다. 교육단체도 마찬가지다. 전교조는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학교가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성명을 냈다. 자성은 안 보이고, 마치 교육과 무관한 제3기관의 논평을 듣는 듯하다.
교육 현장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초유의 사태라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 조사와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파악도 필수다. 대전에선 질환 교사에게 교육감 직권으로 휴·면직을 권고할 수 있는 질환교원심의위원회가 최근 4년 넘게 열리지 않았다. 막 출범한 늘봄·돌봄교육 전반의 위험 요인도 돌아봐야 한다. ‘묻지 마 범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선진교육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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