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11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전체 발행주식 수 대비 0.07%), 74만3104주(0.01%)를 각각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양사의 주식 처분 금액은 2777억원에 달한다.실제 처분 금액은 12일 장 시작 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과정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블록딜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의 매입 수요가 크다면 처분 가격은 시장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되지만, 수요가 적을 경우 할인율이 높아질 수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주식 처분 가격을 12일 추가 공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을 발표한 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산분리 규제상 금융 계열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수 없는데, 이미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의 지분율은 10%를 꽉 채우고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3조원어치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율은 각각 8.58%, 1.50%로 상승한다. 하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양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0% 이내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른 삼성생명·화재 지분 문제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삼성전자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한 뒤 이듬해 5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삼성전자 지분 0.42%를 1조3165억원에 매각했다.
일각에선 자사주 소각 등 밸류업 정책이 금융당국의 법령과 충돌하는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JB금융지주가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대주주인 삼양사(14.75%) 지분율이 법상 기준인 15%를 초과할 수 있다. DGB금융지주도 자사주 소각 시 최대주주인 OK저축은행(9.55%)의 지분이 법상 기준인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금산법, 금융지주회사법, 은행업법, 보험업법 등에선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에 대해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가 법상 한도에 맞춰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사주를 소각하면 한도를 초과하는 상황이 속출할 수 있다”며 “자사주 소각 등으로 인한 지분 초과에 한해 금융위원회가 예외적으로 승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