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두고 사설학원과 대학들이 학원비와 등록금을 올리고 있어 학부모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학원과 대학들은 그간 여론을 의식해 수업료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운영난이 심화하면서 더이상은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2일 사교육계에 따르면 전국에 프랜차이즈 어학원을 운영하는 A어학원은 최근 유치부 수업료를 119만7000원에서 123만7000원으로 3.3% 올렸다. 이 학원 학부모 A씨는 "1년 전에는 물가 인상 부담을 덜어준다는 차원에서 수업료를 동결한 걸로 안다"며 "올해는 인건비와 전기료 등 제반 비용 상승으로 수업료 인상이 불가피다고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전국 체인망을 갖춘 어린이 전용 수영학원 블루라군 역시 다음달부터 수업료를 약 7% 올린다. 월 8회 수업 수강료는 28만원에서 30만원으로 조정한다.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관리비 부담이 커졌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학원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수업료를 올리다 보니 학부모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예비 초등3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B씨는 "학원비에 교재비, 문구류까지 다 올랐다"며 "230만원이던 한달 사교육비가 255만원으로 훌쩍 올랐다"고 토로했다.
일부 비주요 과목 학원들은 수강생 감소로 운영난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 염창동의 미술학원 원장 C씨는 "미술은 주요과목이 아니다보니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부담을 느낄 때 가장 먼저 끊는 과목 중 하나"라며 "이미 지난달 원생수가 전월 보다 10%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비는 증가하는데 학생 수는 줄어 경영난이 심해질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가도 2009년부터 이어온 등록금 동결 기조를 깨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대학 190곳 가운데 65.3%에 해당하는 124곳이 올해 등록금을 인상했다. 교육부가 등록금 인상 상한률로 정한 5.49%를 올린 대학도 8곳이다.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물가 상승 부담까지 겹쳐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156개 4년제 사립대의 운영이익은 2011년 8559억원에서 2023년 407억원으로 급감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수도권 대학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을 체감하다 보니 등록금 인상 기조에 동의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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