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했다. 홍상수, 봉준호 감독을 포함한 국내 영화인들이 영화제를 통해 신작들을 선보인다.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첫 할리우드 영화 '미키17'이다.
스페셜갈라 부분에 초청된 이 영화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그랑프리와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6년 만의 신작으로 경쟁 부문 초청작보다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미키 17'은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SF물이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했다.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에,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했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기생충' 작가이자 감독인 봉준호가 다시 눈부신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고 소개했다.
'베를린이 사랑하는 감독' 홍상수 감독은 6년 연속으로 이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신작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경쟁 부분에 진출해 20일부터 상영한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삼십 대 시인 동화가 그의 연인 준희에 집에 우연히 방문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에 다수 출연해온 하성국, 권해효, 조윤희 등이 참여했다.
영화제 측은 "홍 감독의 영화 안에 담긴 통찰을 사랑하며 봤다"며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고 그 사람들 사이를 흐르는 흐름에 대해 정말로 직관적이라고 느꼈고, 그러면서 많은 순간 신랄하게 익살스럽고 웃기기도 했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1997년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은 후 12편의 영화를 영화제에서 선보였다. 특히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도망친 여자'로 제70회 은곰상 감독상을, '인트로덕션'으로 제71회 은곰상 각본상을,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여행자의 필요'로 제74회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신작으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최근 임신 소식을 전한 연인이자 제작실장인 김민희가 홍 감독과 함께 베를린 영화제에 참석할지 두 사람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규동 감독의 신작 '파과'는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에 초청돼 16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개막식 레드카펫에는 민 감독과 주연배우인 이혜영이 참석한다.
민 감독은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이후 16년만에 초청됐고, 이혜영은 '땡볕' 이후 40년 만에 베를린 레드카펫을 밟는다.

구병모 작가의 베스트셀러 '파과'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신성방역’에서 40년간 활동 중인 레전드 킬러 ‘조각’과 그를 쫓는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의 숨 막히는 핏빛 대결을 그렸다.
강미자 감독이 연출하고 한예리, 김설진이 주연한 '봄밤'은 포럼 부분에 초청돼 14일부터 상영된다.
'봄밤'은 알코올중독으로 무너져가는 ‘영경’(한예리)과 류머티즘으로 고통받는 ‘수환’(김설진)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김무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폭력의 감각'도 포럼 부문에, 이장욱 감독의 '창경', 차재민 감독의 '광합성하는 죽음'은 포럼 익스펜디드 부문에 진출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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