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가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음콘협은 "지난 국회에 이어 산업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재차 추진되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이하 대중문화산업법)개정에 반대하며, 음반 제작 현실에 대한 명확한 고찰과 심도있는 논의 없이 극히 일부 사례를 일반화해 음악 산업계 전체를 불공정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13일 밝혔다.
음콘협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시간 제한 규정 재고 ▲ 청소년 아티스트의 권익보호 및 학습권과 관련한 심도 깊은 고찰 ▲ 객관적인 산업계의 현황을 충분히 반영한 개정안 추진을 요구했다.
먼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이하 청소년 아티스트)의 연령대를 세분화해 용역제공 시간을 제한하는 이번 개정안은 산업계의 현실을 외면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음콘협은 "K컬처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아이돌의 경우 한 그룹 내에도 다양한 연령의 구성원이 있는데 법률로 연령별 활동 가능 시간에 차이를 둔다면, 구성원별 활동 가능 시간이 달라질 수밖에 없어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함은 물론 사실상 정상 활동이 불가능해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제작에 일정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방송사나 제작사들은 활동시간이 제한되는 연령대의 아티스트 출연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또한 앨범 발매, 콘서트 개최, 해외 현지공연 등 집중적인 홍보와 활동이 필요한 시기에 제약이 생겨 대한민국 대중문화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법 적용의 형평성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학업으로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 늦은 밤까지 책과 씨름하는 청소년과 세계적인 대중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청소년 아티스트를 정당한 명분 없이 차별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의 이른바 '규제 전봇대'로 작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제2의 베이비몬스터, 제2의 아이브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했다.
음콘협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다는 입법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K팝이 현재의 위상을 떨치게 되기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산업계는 자정노력을 통해 청소년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했다. 정규 교과 과정 참여 제한이나 야간 활동 발생 시 청소년 아티스트와 법정대리인의 사전 동의 절차를 거치게 하는 등 청소년 아티스트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산업계는 이미 15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용역 제공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대중문화산업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있다"면서 "청소년의 '학습권'은 현재의 K팝 산업 실정에 맞게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음콘협은 "학습권은 단순히 정규 교과과정을 이수할 권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기획사에서 시행하는 아티스트 훈련과정에는 외부 전문가에 의한 가창, 작곡, 댄스 및 외국어 교육이 포함된다. 청소년 아티스트의 대부분은 예술중.고교 재학생으로, 기획사의 훈련과정이나 연예활동이 오히려 정규 교과과정을 심화학습하고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모든 청소년은 각기 다른 장래희망을 가지고 그에 적합한 역량을 키워나갈 자유가 있다. K팝 아티스트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획일적인 교과과정 이수를 강요하는 것은 이러한 다양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객관적인 산업계의 현황을 충분히 반영한 개정안을 추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음콘협은 "국회나 정부는 다양한 산업의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산업계의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해당사자인 산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완성도 높은 정책을 수립, 시행하여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K팝 앨범 수출량이 1600만장에 이르는 등 K팝 아티스트들이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산업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성급하게 규제를 추진하는 것은 이러한 K팝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극히 일부의 사례가 산업계의 전반적 상황으로 인식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 대중음악업계는 K팝 산업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할 책임이 있음을 통감하고 최선을 다해왔다"며 "앞으로도 K팝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며 국민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