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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직장내 괴롭힘 신고, 8건중 1건만 '인정'…기소율은 0.9%

입력 2025-02-14 13:05   수정 2025-02-14 13: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그중 88%는 고용부 단계서 '법 위반 없음' 등 괴롭힘이 아니라고 판명 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형사 처벌 전 단계인 '기소'까지 이어진 건은 100건 중 한 건도 채 안 됐다. '진짜 괴롭힘 피해자'가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처리 완료 사건 1만1751건 중 검찰송치된 사건 224건, 기소까지 이어진 건은 117건으로 집계됐다. 형사처벌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 '기소율'은 0.9%에 불과했던 셈이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역대 최다인 1만2253건을 기록했다.

신고가 접수된 고용노동청 단계에서 '개선지도', '과태료 부과', '검찰송치' 등 '직장 내괴롭힘 법 위반'으로 판정된 비율은 12.4%로 전년도에 비해 0.3%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8건 중 1건만 행정 조치가 내려진 셈이다.

반면 ‘법위반 없음’(진정사건 조사 결과), 불출석 등으로 조사 불능, 법 적용 제외 등 괴롭힘 외의 사유로 마무리된 사건은 7161건(60.9%)에 달했다. 특히 '신고 취하’도 3132건(26.5%)로 전년도 2301건 대비 크게 늘어났다. 사실상 8건 중 1건은 고용청 단계에서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한 근로감독관은 "직장 내 갈등 발생 시 신고를 한 다음 갈등이 봉합되면 취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취하 전까진 똑같이 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판단 기준이 모호한 가운데 허위·과장 신고가 늘어나면서 행정력이 낭비되고 '진짜 피해자'는 되레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다 보니 학계 일각에서는 '지속성 및 반복성' 등 일반인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 요건'을 추가하자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충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수위를 요구하는지, 1회 괴롭힘만으로 성립이 되는지를 아무런 기준이 없다.

현재 괴롭힘 신고 건수가 실제 괴롭힘 발생 건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에 대해 괴롭힘 의혹이 불거진 MBC의 경우 고용부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2건으로 나타났지만, 사내에 실제 접수된 괴롭힘 건수는 17건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에 괴롭힘 발생 시 고용부 외의 기관에 신속한 조사를 요청할 수 있는 '별도 트랙'을 만드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위상 의원은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계기로 기존 제도 허점과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부당한 사내 조치에 대한 구제 절차를 마련하는 등 괴롭힘 피해 근로자는 더 두텁게 보호하고, 동시에 제도 오남용으로 인한 억울한 사례와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트랙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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