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앞서면서도 '정권재창출론'보다 '정권교체론'이 우세하다는 여론조사가 일관되게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속 조기 대선이 거론되는 가운데, 다소 모순되는 듯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어떤 지표를 믿어야 할지를 두고 정치권 안에서도 셈법이 어려워지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중도층 민심과 양자대결 구도 지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최근 참정률이 높아지는 대권에서 지금처럼 진영 결집 효과가 클 경우 중도층이 선거를 좌지우지한다는 점과, 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양자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학에서는 중위투표자 정리(Medium Voter Theory)가 있다. 정치적으로 가장 가운데 있는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수록 선거에서 유리하다는 이론이다. 탄핵 인용을 믿고 대권 준비에 나선 이 대표가 외교, 경제 일부 정책과 관련해서 '우클릭'과 '유턴'을 반복하는 것도 이러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주요 조사에서는 비슷한 패턴 3가지가 확인된다. 첫째로 거대 양당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인다. 둘째로는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정권교체론 대 정권재창출론이 각각 5~6 대 4 정도로 나온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차기 대권과 관련된 조사에서 이 대표가 다자 대결에선 압도적 1위고, 양자 대결에서도 상대 후보마다 조금씩 격차는 다르지만 여전히 1위라는 점이다.

이주 발표된 NBS(응답률 21.9%)와 한국갤럽(응답률 16.1%) 조사에서 중도층은 각각 35% 대 25%, 37% 대 32%로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차기 대권에서 정권교체론 대 정권재창출론을 묻는 질문에선 중도층은 NBS에서 63% 대 29%, 한국갤럽에선 54% 대 33%로 모두 정권교체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2배가량 많았다.
NBS 조사에서 이주 실시한 중도의 여야 대권주자별 비호감도 조사에서 이 대표만 60% 아래였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인사에 대한 비호감도는 각각 모두 75%를 넘는다. 중도의 호감도 조사에선 이 대표만 39%로 40%에 가까웠고, 여권 인사들은 모두 20% 안팎에 그쳤다.
이달 쏟아진 대권 가상 양자대결도 상황은 모두 같다. 2일 한국갤럽(세계일보 의뢰·응답률 16.5%)이 발표한 이 대표와 최근 여권에서 지지층 결집 효과로 여권 1위 후보로 급부상한 김 장관과의 양자 대결에서 중도는 52% 대 27%로 이 대표에게 향했다. 이 대표는 중도에서 오 시장(48% 대 38%), 홍 시장(48% 대 33%), 한 전 대표(49% 대 30%)도 모두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스트레이트뉴스 의뢰·응답률 4.6%)에서도 중도는 김 장관(52% 대 27%), 홍 시장(51% 대 21%), 한 전 대표(51% 대 19%), 오 시장(51% 대 26%)보다 모두 이 대표에게 2배 더 많이 치우친 모습이었다.

일부 평론가들은 최근 국민의힘의 행보를 '때아닌 우클릭'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최근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비교해 "지금은 조기 대선이 돼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그래도 좀 한 번 해볼 만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라면서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준비를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13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중도 확장성이 가장 큰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다"면서 "강한 신념을 가진 분들만 결집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작년 4.10 총선의 '데자뷰'가 되어간다는 걱정도 나온다. 당시 여론조사에서도 양당 지지율은 박빙이었으나 총선 기대감을 묻는 질문에는 야권이 더 유리했다.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정권심판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여권이 대통령과 적정한 '선 긋기'를 못하고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지표만 보고 선거에 임하다 패배했다는 평가가 총선 후 나온 바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부모가 멀쩡한데 제사상 준비한다' 식으로 말하는 사람도 많은데, 미리 유언도 쓰고 마음의 준비를 잘한 집에서 자식 간 갈등도 적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기사에 언급된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NBS·한국갤럽은 ±3.1%포인트, 조원씨앤아이는 ±2.2%포인트다. NBS와 한국갤럽은 CATI, 조원씨앤아이는 ARS 방식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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