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다.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은 그가 남긴 불멸의 명작을 보며 당대 프랑스 파리의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를 떠올린다. 하지만 고흐의 삶은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었다. 파리를 떠나 아를로 내려가 요양원을 거쳐 오베르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고흐는 실패한 인간의 전형이었다. 별난 연애사, 귀를 베는 자해, 그리고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행동은 치료받아야 할 고장 난 광기로 치부됐다.“사회가 따듯하게 보듬었다면 비련의 화가로 남지 않았을 것이다.” 철학자인 김동훈 인문학연구소 퓨라파케 대표는 <고흐로 읽는 심리수업>에서 이렇게 진단한다. 프랑스 극작가 앙토냉 아르토처럼 그는 고흐의 죽음을 ‘사회적 타살’로 본다. 고흐의 특이 행동을 광기로만 취급하면 놓치는 진실이 많다는 것. 근거는 바로 그림 속에 있다. 생전 그가 쓴 편지 속 ‘내가 그림을 그리는 건 예술적 취미를 만족시켜 주려는 게 아니라, 진실한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한마디는 고흐를 이해하는 시발점이다.
그림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해석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저자는 이 점을 십분 활용한다. 책은 고흐의 회화 137점에 담긴 인물, 사물, 풍경, 색채를 통해 심리학 관점에서 고흐의 감정을 엿본다. 이를 통해 고흐의 마음속 분리불안, 피해망상, 나르시시즘, 모방 욕망 등을 도출해낸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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