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업계의 ‘3대 맞수’ 대교, 교원, 웅진에 저출산은 기업의 존망을 뒤흔들 생존 과제다. 이미 21세기와 함께 초저출산 시대가 도래해 이들은 오프라인 입시 학원이나 영유아 놀이 교육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마저 ‘레드 오션’이 되자 학생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섰다.

웅진의 교육 계열사 웅진씽크빅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AI 기반 독서플랫폼 ‘북스토리’를 출품해 AI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생성형 AI가 카메라로 인식한 책의 내용을 분석한 뒤 그에 맞는 소리와 애니메이션 효과를 생성해 다양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눈높이와 빨간펜 등 학습지에도 AI가 도입되고 있다. 교원은 초등 학습지 ‘빨간펜 아이캔두’에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능과 실사형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인물을 영상 합성으로 제작한 가상 교사를 도입했다. 대교는 작년 2월 초등학생에게 AI로 국어, 영어, 수학 등 5개 과목을 코칭해주는 ‘눈높이 스쿨원’을 출시했다.
AI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교육업체 실적도 회복되는 분위기다. 작년 3분기까지 웅진의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2023년(223억원)을 넘어섰다. 대교 역시 2020년 이후 이어진 4년간의 적자를 끝내고 올해 1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원은 상조와 패키지 여행 등 고령화로 수요가 확대되는 길목을 잡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11년 교원라이프를 신설하며 상조업계에 진출한 교원은 불과 10여 년 만에 업계 2~3위권 업체로 성장했다. 1996년부터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패키지 여행 사업을 이어온 교원은 2021년 중견 여행사 KRT를 인수하고, 반려동물 동반 특화 호텔 ‘키녹’을 선보이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대교는 일명 ‘노치원’(노인 유치원을 줄인 말)이라 불리는 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방문요양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3년 28개이던 센터 수는 올해 147개, 2027년 25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간 실버산업에 진출하지 않은 웅진 역시 최근 상조업계 1위인 프리드라이프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3대 교육업체가 상조업계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교육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달라지는 인구 구조와 그에 따른 제도 변화 속에서 실버 산업에서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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