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수준이 높고 구매력을 갖춘 파워 시니어 세대가 핵심 소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은퇴 후에도 능동적인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투자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외모 관리와 운동 등 일부 업종에선 60~70대 시니어 세대의 소비 증가율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1위에 올라섰다.
17일 비씨카드 데이터사업본부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객의 인당 결제액은 2019년 말 24만원에서 작년 12월 28만2000원으로 5년간 1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60대 미만 고객의 인당 결제액은 34만4000원에서 33만2000원으로 뒷걸음질 쳤다.
전체 소비자 가운데 60대 이상의 결제액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비씨카드 고객 가운데 60대 이상의 결제액 비중은 2019년 12월 16%에서 작년 12월 25%로 5년간 9%포인트 뛰었다. 60대 미만 결제액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75%로 하락했다. 고객 수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객 비중은 2019년 12월 21%에서 2025년 12월 28%로 올라갔다. 같은 기간 60대 미만 비중은 79%에서 72%로 낮아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60대 이상 인구가 계속 늘고 시니어 세대의 소비 파워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세대가 소비를 늘린 업종은 자기 계발 및 취미 활동과 관련된 분야가 많았다. 지난해 60대와 70대 비씨카드 고객의 인당 평균 피부미용실 이용 금액은 2022년 대비 각각 21%, 42% 급증했다. 같은 기간 1인당 피부미용실 이용 금액 증가율은 20대 9%, 30대 8%, 40대 10%, 50대 11% 순으로 조사됐다. 시니어 세대는 소비 금액도 많았다. 60대는 지난해 피부미용실에서 평균 26만4000원을 썼는데, 이는 20대(16만9000원)보다 56% 많았다.
네일아트 비용은 60대(14만5000원)가 20대(9만7000원)보다 약 50% 많이 썼다. 문화취미활동비는 60대(9만8000원)가 20대(3만9000원)의 2.5배로 조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니어 세대는 과거와 달리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노화 방지, 외모 관리에 아낌없이 소비하려는 욕구가 크다”고 말했다.
요가, 필라테스 등 운동을 즐기는 시니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비씨카드에 따르면 작년 60대와 70대 고객의 헬스클럽(필라테스, 요가 포함) 이용 금액은 2022년과 비교해 각각 24%, 43% 늘었다. 요가 학원은 60대와 70대 이용 금액이 각각 15%, 56% 급증했다. 20대는 지난해 고물가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필라테스, 요가 등 업종 이용 금액이 줄었다.
패키지 해외여행 대신 직접 여행 계획을 짜는 ‘배낭여행 시니어족’도 늘어났다. 작년 1~8월 60대 이상 신한카드 고객의 숙박·항공 예약 플랫폼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이용 금액 역시 60대 이상의 증가율(41%)이 전체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경로당을 이용하는 시니어는 줄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로당을 이용하는 시니어 비중은 2023년 26.5%로 2020년 28.1%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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