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심의는 매년 3월 말 고용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하면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가 90일간 논의에 착수한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초안을 제시한 후 심의를 거듭하며 간격을 좁혀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객관적 결정 기준이 없어 노사 간 ‘힘겨루기’로 이어진다. 이렇다 보니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사례는 단 일곱 차례에 불과하다. 심의가 법정 기한을 지킨 사례도 아홉 번밖에 없다.
노사 모두 현행 제도로는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내면서 정부가 개편 논의에 나섰다. 먼저 정부는 총 27명으로 구성되는 위원회 규모를 조정할 방침이다. 밀도 있는 심의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에서다. 독일과 영국은 최저임금위원회가 9명으로 구성된다. 일본 중앙최저임금심의위의 경우 총 18명이다. 정부는 또 노동조합과 경영계 단체가 직접 참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현행 방식 대신 노사정이 추천하는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꾸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저임금 관련 지표를 마련하는 ‘전문위원회’의 기능과 역할도 강화한다. 현재는 생계비 전문위와 임금수준 전문위가 있는데, 사실상 정부가 매년 발행하는 최저임금 ‘생계비 수준 자료’를 승인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보고서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된 5월 중·하순에 제출돼 정작 최저임금위에서 논의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이번 개편 논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과거 제도 개편 논의가 한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제안하는 구간설정위원회와 최종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의 거센 반발에 막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노동계는 이날 간담회 직후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최저임금위원회의 핵심 주체인 노동계의 의견이 철저하게 배제된 채 진행된 일방적인 연구회 연구 결과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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