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회장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와 특정 테마주에 과도하게 쏠리고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그리는 미래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던 박 회장이 투자자에게 주의를 촉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는 “중국 업체들은 2000만원대 자동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도 메타가 중국 유니트리로보틱스와 손잡고 시장에 뛰어드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가 가장 사랑하는 주식이다. 이날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투자 금액은 216억달러(약 31조1000억원)에 달한다. 압도적 1위로, 2위 엔비디아(124억달러)와 3위 애플(46억달러)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130배에 달하다 보니 일각에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다. 미래에셋그룹은 2022년부터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X(옛 트위터)에 약 7400억원을 투자해 1.5배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박 회장은 올해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세계를 돌며 인공지능(AI), 로봇, 항공우주 등 미래 기술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생성형 AI 딥시크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부상을 목도했고, 이것이 테슬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고 했다.
중상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2 수준에서 레벨3 이상으로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 딥시크의 등장으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더해져 발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자율주행 훈련이 수월해지고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어서다.
박 회장은 “테슬라는 대단히 혁신적인 회사고 장래가 매우 유망한 기업”이라면서도 “단 실적이 현 밸류에이션에 도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테슬라가 주가수익비율(PER) 100배 이상을 받으려면 전기차로 세계를 지배하든지, 꾸준히 이익이 증가하든지, 유일한 로봇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폭등해 12월 17일 사상 최고치인 479.86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 26% 내려왔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는 지난해 12월 1조원어치, 올 들어 1조3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믿음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도 ‘테슬라 과열론’이 나온다. JP모간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135달러로 깎았고, 웰스파고는 125달러를 제시했다. 현재 주가의 3분의 1 수준이다. 고든 존슨 GLJ리서치 CEO는 테슬라에 ‘매도’ 의견을 내고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매출 급감과 지속 불가능한 밸류에이션 때문에 붕괴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아이온큐가 대표적 양자컴퓨터주로 꼽힌다. 아이온큐 시가총액은 81억달러 수준인데, 이 중 30%인 25억달러를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테마주로 엮인 리게티컴퓨팅 역시 한국인 투자 비중이 11%에 달한다. 박 회장은 “현재 서학개미 쏠림은 2023년 배터리주 과열 현상과 비슷하다”며 “포트폴리오 밸런스를 냉정하게 고민할 시점”이라고 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넘어서는 초고속 연산이 가능하다. 작년 12월 구글이 발표한 자체 개발 양자컴퓨터 ‘윌로’가 깜짝 놀랄 성능을 보여줘 투자 붐이 일었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년(셉틸리언은 10의 24제곱)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푼 것이다. 아이온큐와 리게티컴퓨팅 외에 퀀텀컴퓨팅 아킷퀀텀 디웨이브시스템스 등의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최만수/조아라/양지윤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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