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 매매거래에서 아파트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빌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심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주택유형별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이뤄진 주택 매매거래는 64만2576건이다. 이 가운데 아파트는 49만2052건으로, 전체의 76.6%를 차지했다. 지난해 거래된 주택 10건 중 8건은 아파트였다는 의미다. 다세대 주택(11.8%), 단독주택(7.5%), 연립주택(2.9%), 다가구주택(1.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아파트 매매 비중은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높았다. 주택 매매거래에서 아파트 비중은 60% 중후반에서 70% 초반을 유지하다 집값 급등기인 2020년 73%까지 뛰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면서 2022년 58.7%까지 떨어졌지만, 2023년 역전세·전세사기 사태로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이 나타나며 아파트 비중은 74.2%로 재차 차솟았다.
지난해 빌라 거래량은 20만4000가구로 전세사기 사태 이전인 2021년(24만1000가구) 수준으로 올라왔다. 하지만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보다 19.5% 늘면서 아파트 거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선호 현상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서울 주택 매매거래에서 아파트 비중은 62.4%로 역대 가장 높았지만, 지방에서는 90%가 넘는 곳이 많았다. 세종의 경우 주택 거래의 96.3%가 아파트였다. 대구와 광주도 주택 매매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90.5%였다.
울산(89.5%), 대전(82.5%), 경남(81.9%), 부산(81.3%)도 아파트 거래 비중이 80%를 웃돌며 아파트로 매매가 쏠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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