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낮은 물가상승률에도 물가수준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저가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통이 약해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올해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1.6%를 언급하면서 "다시 보고 있다"고 했다.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취약계층의 물가 우려가 크다는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안정되고 있지만 여전히 '양수'이기 때문에 물가 수준은 계속 오르고 있다"며 "높아진 물가 수준 때문에 고통받는 것은 정도가 약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법으로는 농산물 수입 등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금리로 잡을 수 있지만 물가수준은 구조개혁 없이는 어렵다"며 "수입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관해 이 총재는 "1.6% 정도로, 다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면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1.9%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1.6~1.7% 범위로 낮춘 데 이어 오는 25일 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 총재가 1.6%의 성장률을 직접 언급하면서 성장률 하방 위험이 큰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답변 과정에서 1.6%가 언급됐을 뿐 전망을 수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1.6~1.7% 사이의 전망을 아직 유지한 가운데 25일 새 전망치를 어떻게 내놓을지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 회복을 위한 추경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적정한 추경 규모에 관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15조~20조원 규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앞서 20조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는 지금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했던 것"이라며 "추경의 시기, 규모, 내용 모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추경만으로 자영업자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며 "장기 재정건전성 등을 다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재위에선 이 총재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옹호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지적하면서 "한은 총재가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국제사회와 신용평가사를 중심으로 탄핵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우리나라의 경제 운영에 대해 누군가는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위험을 무릅쓰고 발언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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