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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장 문 닫는 기업들…'ABC'로 전략 바꾼다

입력 2025-02-18 18:02   수정 2025-02-19 01:02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다국적 기술기업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말고는 어디든’(anything but China)을 뜻하는 ‘ABC’가 새로운 전략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국적 기업은 기존에 중국 외의 보완 공급망을 확보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추진했지만 최근엔 아예 중국을 떠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곳이 늘고 있다. 미·중 간 기술 경쟁의 핵심인 반도체 부문에서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미국이 2022년 10월 인공지능(AI) 칩 중국 수출을 제한한 뒤 AI 서버는 멕시코와 말레이시아 등지로 조립공장을 옮기는 추세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는 지난해 미 정부의 압력으로 중국 기업을 공급망에서 제외했다. 전력시스템 제조사 어드밴스트에너지인더스트리도 중국에 남은 마지막 공장을 오는 7월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 연구개발(R&D) 분야 기업의 약 4분의 1이 공급망을 이전하기 시작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기업들이 제품 조립공장만 중국 밖으로 이전했지만 현재는 센서, 인쇄회로기판(PCB), 전력 전자장치 같은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도 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중국 추세에 동남아시아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동남아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2018년 1550억달러에서 2023년 2300억달러로 증가했다. 인텔, 인피니언, 마이크론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노트북 제조업체 HP도 지난 3년간 조립 기지에 태국을 추가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반도체, 컴퓨터 및 기타 전자 제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인 137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결과 한때 전 세계 노트북 생산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한 중국은 생산 비중이 올해 80%까지 줄고 베트남·태국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탈중국 경향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매기고 중국도 80개 미국산 제품에 10~15%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서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업들이 중국 비중을 낮추며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마리오 모랄레스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으로 새로운 생산 라인을 만드는 것은 더 비싸고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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