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구호 전문기관인 대한적십자사는 재난 발생 한 시간 내로 현장에 도착해 이재민의 의식주부터 심리상담까지 발 빠르게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재난 발생 초기 신속하게 구호 작업을 펼쳐야 피해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지난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비롯해 전국 각지 재난 현장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펼쳤고 그 결과 재난 취약계층과 이재민 6만명이 지원받았다.
구호 활동은 17일간 지속됐다. 슬픔에 빠진 피해자 가족 2153명을 대상으로 심리 응급처치와 심리상담을 실시했다. 이동 급식 차량을 이용해 7320명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이동 샤워 차량과 이재민과 구호 요원이 쉴 수 있는 회복지원 차량도 배치했다.
재난구호 대책본부를 총괄하면서 현장을 지킨 강대석 대한적십자사 재난대응 봉사회 광주·전남협의회장은 “10년 만에 전남에서 발생한 큰 사고라 생업도 제쳐두고 뛰어갔다”며 “모든 적십자 직원과 봉사원, 심리상담활동가들이 유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진심을 다했다”고 전했다.
지난 15일까지 진행한 대국민 모금 캠페인엔 4만7000명이 참여했다. 경기도, 부산시, 대구시, 인천시, 충청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 등 지자체와 모카버스, 손해보험협회, 인천공항공사, 전라남도교육청 등 기업·단체의 참여도 잇따랐다. 장성규, 딘딘, 조권, 이영지, 혜리, 에픽하이 등 연예인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성금은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쳐 전액 유가족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가 재난구호에 진심인 이유는 생명을 살리는 적십자 인도주의 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하면 수많은 생명이 위험에 처한다. 신속한 초기 대응과 구호는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대한적십자사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과 재해구호법에 따라 재난관리책임기관이자 구호 지원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혹한기와 혹서기 재난 취약계층을 위해 물품을 미리 지원하고, 각종 구호물자와 장비·시설도 사전 확보한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직원과 봉사원을 대상으로 재난안전교육과 재난구호 훈련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재난 시엔 이재민 의식주는 물론 심리상담까지 제공해 빠르게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원스톱 구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재난 발생 직후 직원과 봉사원이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긴급대응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엔 효율적인 재해구호물자 관리에 필요한 인프라 확장과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재민의 욕구를 충족하는 맞춤형 재해구호물자를 개발하는 일도 핵심 과제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기후변화로 점점 자연 재난이 늘고 사회재난도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대한적십자사도 대응 수위를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난 심리회복지원 대표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고통을 경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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