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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포로 "다 죽고 나만 생존…대한민국에 갈 생각"

입력 2025-02-19 10:46   수정 2025-02-19 10:47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달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북한군 리모씨는 "우선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북한군 포로가 한국으로 가겠다고 의지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신을 "정찰총국 소속 병사"라고 소개한 리씨는 파병 기간 "무인기 조종사가 몽땅 다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보위부(북한 정보기관) 요원 말에 속아 대한민국 군인과 싸운다는 생각으로 전투에 임했다고 말했다.

리씨는 10월 초 북한을 떠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훈련하다 12월 중순 우크라이나군과 치열한 전투가 펼쳐지는 쿠르스크에 이송됐다. 러시아 파병 3개월 전부터는 집과 연락할 수 없어, 부모님도 그의 파병 사실을 모른다고 설명했다.

리씨는 '무슨 이야기를 듣고 러시아에 왔느냐'는 질문에 "유학생으로 훈련한다고, 전투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며 쿠르스크에 도착한 뒤에야 전투 참여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턱과 팔을 심하게 다친 리씨는 무인기와 포 사격으로 파병 온 부대 전우가 거의 다 희생됐다고 언급했다. 또 자폭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인민군대 안에서 포로는 변절이나 같다"며 자신도 수류탄이 있었으면 자폭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리씨는 "포로가 된 게 우리나라 정부에 알려지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평양에 있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북으로 돌아가더라도 여러 가지 고난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쪽 친척들을 놓고 보면 몽땅 다 과학자 집안"이라며 제대 후 대학에 다니려고 했고, 수없는 죽을 고비를 넘겨온 만큼 꿈을 이뤄보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앞서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군은 헌법상 우리 국민인 만큼 귀순 요청 시 우크라이나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13일 정보위 국회 보고에서 북한군이 귀순 의사를 밝히면 우크라이나 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시사했다.

다만 제네바 협약은 '교전 중에 붙잡힌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지체 없이 석방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개적으로 한국행 의사를 밝힌 그가 북한으로 송환될 경우 인권침해 위협에 직면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네바 제3협약에 관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주석서'에 따라 포로 송환 의무의 예외에 해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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