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친(親)러시아 행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유화적 태도를 보였지만 이날은 자국 TV에서 트럼프 대통령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젤렌스키 대통령 지지율이 4%에 불과하고 임기가 끝났는데도 그가 선거를 치르지 않고 있다며 “대선을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을 것”이라고 말한 점을 반박한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지지율은 약 50%를 기록했다. 또 젤렌스키 대통령 임기는 지난해 3월 20일 끝났지만 2022년 러시아 침공에 따른 계엄령으로 헌법에 따라 선거가 연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에서 열린 미·러 회담에 대해 “지난 3년간 이어온 러시아의 고립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대가로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한 점을 두고 “나라를 팔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미국과 유럽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영국·프랑스 정상은 다음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다. 마이클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DC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친러 발언에 반발하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 전쟁을 시작했다. 푸틴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마이크 롤러 하원의원과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하원의원도 SNS에 “푸틴 대통령이야말로 사악한 독재자이자 깡패”라며 “선거 없는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내부 분열로 결국 웃는 것은 러시아라는 분석이 나온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0일 X에서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한) 트럼프의 말이 200% 옳다”고 맞장구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이번 협상 판에서 많은 것을 챙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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