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1일 13: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다날이 배달 플랫폼 업체 만나코퍼레이션에 투자한 350억원을 모두 날릴 위기다. 다날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까지 행사했지만 사실상 도산 직전인 만나코퍼레이션은 이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날은 전날 장 마감 후 만나코퍼레이션 주식 5만1850주(지분율 기준 24.3%)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공시했다. 다날은 2021년 해당 지분을 약 350억원에 인수해 만나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에 올랐다.
지분 인수 당시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 측과 주주 간 계약을 맺어 풋옵션을 받았다. 풋옵션 행사가는 내부수익률(IRR) 15%를 보장받기로 했다. 투자금 350억원에 IRR 15%를 반영한 풋옵션 행사가는 약 577억원이다.
하지만 다날은 만나코퍼레이션이 풋옵션을 받아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 해당 지분 처분 가격을 공시에 명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날은 "풋옵션 행사 대상자의 지급 능력을 고려했을 때 대금 지급 가능성이 현저히 낮을 것으로 판단돼 처분금액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날과 만나코퍼레이션은 다날이 풋옵션을 행사한 뒤 5영업일이 뒤에 풋옵션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었다. 다날은 오는 27일에 대금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공시를 통해 풋옵션 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다날이 만나코퍼레이션 인수에 투자한 350억원은 다날이 2023년 기록한 영업이익(35억원)에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자회사인 만나플래닛을 중심으로 공유다, 제트콜 등 7개 배달대행 플랫폼 연합체인 '만나플러스'를 운영하는 배달플랫폼 기업이다. 다날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배달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다날의 본업인 전자지금결제대행(PG)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이 회사에 투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수그러들고 배달 시장이 주춤하면서 만나코퍼레이션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2023년 말 기준 이미 완전자본자식에 빠진 만나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배달라이더와 총판 등에 정산금을 체납해 검찰에 고소되기도 했다.
다날은 350억원을 투입해 취득한 만나코퍼레이션 지분 24.3%의 장부가격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34억원으로 계산하고 있다. 지분법 손실을 반영한 결과다. 다날이 이번에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대금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 남은 장부가격도 모두 손실 처리돼 다날의 재무제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다날은 PG업을 본업으로 엔터테인먼트,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다. PG업이 전체 매출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2022년 339억원, 2023년 4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다날은 지난해에도 손실을 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51억의 순손실을 냈다. 만나코퍼레이션 등 여러 투자기업의 지분법 손실이 반영돼 실적을 끌어내렸다.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서도 지난해 3분기말 기준 43억원의 적자를 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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