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매물 3년來 최대…중랑·은평 거래 '뚝'

입력 2025-02-21 17:08   수정 2025-03-05 19:31

최근 서울에서 아파트 매물이 9만2000건을 웃돌아 3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 강화와 탄핵 사태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수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서울 외곽과 경기도에서는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풀린 서울 강남권에서는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가격은 뛰어 수도권에서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물 3년 만에 최대

21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9만2485건이다. 조사를 시작한 2022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12일 9만929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1주일 만에 더 쌓인 것이다.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중랑구, 종로구, 은평구, 도봉구 순으로 매물이 증가했다. 주로 지난해 연말부터 집값 내림세가 시작돼 거래가 정체된 지역이다.

인천과 경기 지역도 매물 소화가 더디다. 같은 날 인천은 4만1070건, 경기는 17만6231건의 매물이 쌓였다.

매수 관망 속에 거래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3905건으로 집계됐다. 전달(1만4609가구)보다 5%가량 줄었다. 거래가 활발하던 7월 3만79건에 견줘 반토막이 났다.

지역별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해 7월 9219건을 기록한 후 8월(6518건)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9월에는 3168건으로 떨어졌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대출 규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경기도도 지난해 7월 1만5131건 거래되다가 9월 7732건으로 급감했다. 이날 기준 올 1월에는 6069건 거래됐다. 신고 기한이 1주일가량 남아 7000건을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강남과 수도권 외곽 양극화 심화
집값 내림세와 매물 적체가 계속되는 수도권 외곽과 달리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최근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 송파구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36% 뛰었다. 0.3%대 상승률을 보인 건 지난 9월 후 약 5개월 만이다. 강남구(0.27%)와 서초구(0.18%)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호재가 발생하면 통상 호가를 조정하거나 매물을 일단 거둬들인다”며 “강남 일대는 거래도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 정상화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려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과 다른 지역 간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플랫폼 디스코가 최근 업계 종사자 529명을 대상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 시기를 물어본 결과 ‘2~3년 후’로 내다본 응답자가 34.8%로 가장 많았다. ‘올해 회복될 것’이란 의견은 18.7%에 불과했다. ‘내년에 거래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28.7%, ‘3년 후 이상’이라고 답한 이들은 15.3%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와 정국 불안 해소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거래가 이뤄져도 강남권에서 시작된 온기가 서울 전역으로 퍼지긴 어렵다고 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내외 변수가 해결되고 봄 이사철이 오면 전세와 매매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서울 내 온도 차가 커 상반기에는 강남권 외 지역이 단기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도 강남권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위원은 “탄핵 정국 등 불확실성이 해소돼 수요자 심리가 개선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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