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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유럽을 뒤흔든 댜길레프의 발레 제국

입력 2025-02-21 17:58   수정 2025-02-22 01:25

궁중 예술에 불과하던 발레가 유럽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는 장르로 발전한 것은 세르게이 댜길레프라는 인물 덕분이다. 러시아의 전설적 발레단 ‘발레 뤼스’를 창단한 그는 창조적 재능을 가진 안무가와 천재 무용가를 길러냈다.

최근 출간된 <댜길레프의 제국>은 댜길레프와 20세기 초반을 빛낸 무용수들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영국의 저명한 무용 평론가 루퍼트 크리스천슨이 집필했다.

댜길레프는 도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성격 하나로 발레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그가 대중의 심미안을 건드리고 취향을 만들어내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저자는 댜길레프의 실용적인 천재성을 꾸준히 주목한다. 예를 들면 코코 샤넬,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등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을 동원해 발레의 가능성을 극대화한 사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책에는 댜길레프가 혁신가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여럿 등장한다. 19세기 말 발레는 마리우스 프티파라는 러시아 황실 안무가가 확립한 양식대로 굳어지는 듯했다. 동화를 배경으로 한 사랑 이야기, 기승전결의 플롯을 가진 전막 구성, 꿈 혹은 저승세계와 같은 환상 등 지금도 고전 발레라고 하면 떠올릴 작품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요소이기도 하다.

댜길레프는 전혀 달랐다. 리하르트 바그너 오페라의 ‘총체 예술’에 영향을 받은 그는 1909년 발레 뤼스를 창단했다. 바츨라프 니진스키, 레오니드 마신, 미하일 포킨, 안나 파블로바 등 전설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무용수들이 발레 뤼스에 합류하고 투어를 다니며 유럽을 열광시켰다. 댜길레프가 무대에 올린 작품은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호했고 동성애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도 여럿 등장했다. 우아한 고전 발레의 몸짓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몸은 도약이나 턴 등 뛰어난 기술을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을 표출하는 연기력의 핵심 요소로 변모했다. 이는 발레가 스포츠나 서커스 영역과 구분되는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무용을 사랑하는 저자는 발레에 도통 관심이 없는 이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서두에 썼다. 극적인 역사와 무대 뒤 희비가 어우러진 이 책은 댜길레프가 창조해낸 센세이셔널한 역사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라고 설득하는 것 같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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